담장 밑에 실탄 112발 묻은 경찰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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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부경찰서는 경찰서에서 빼돌린 실탄 112발을 자신의 집 담 밑에 묻은 혐의(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 위반)로 전직 경찰관 양모(67)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1989년 당시 시위 진압 경찰부대인 대구 기동대에 근무하면서 카빈 소총 실탄 96발, 22구경 권총 실탄 9발, 38구경 권총실탄 7발 등 실탄 112발을 경찰서 무기고에서 빼내 동구 신암동 자신의 집 마당에 묻었다. 마당에선 K2ㆍ카빈 소총과 38구경 권총 등의 탄피 6개, 38구경 탄두 2개가 든 탄통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사격 훈련 때 사용하지 않은 실탄이 장비 점검 과정에서 적발될 것을 우려해 집에 가져가 묻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가 뇌경색을 앓고 있어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범죄 등 다른 목적으로 실탄을 숨졌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씨는 1973년 순경으로 임용된 뒤 1984년 대구 기동대를 거쳐 2004년 경사로 퇴직했다.

실탄은 양씨의 집 세입자 권모(51)씨가 지난 27일 채소를 심기 위해 담장 아래를 파다 발견했다. 경찰은 군부대에 실탄과 탄피를 넘겨 폐기하기로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사진설명]
1. 27일 오후 대구시 동구 신암동 한 주택 화단에서 발견된 카빈 소총 실탄.
2. 실탄 112발이 발견된 대구시 동구 신암동 한 주택 마당 한편의 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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