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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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가 26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 회의실에서 개막돼 이틀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백영철 남측 대표(건국대 교수), 강운빈 북측 대표(사회정치학회장), 송두율 해외 대표(독일 뮌스터대) 등 모두 40여명의 남북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첫날 회의에선 '6.15 공동선언과 남북관계'를 놓고 주제발표와 토론이 벌어졌다.

첫번째 주제발표를 한 권만학(경희대)교수는 "6.15선언으로 남북 간의 심리적 화해와 교류협력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으나 이제 새로운 도전이 남북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남북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평화'와 '협력'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실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權교수는 "한반도의 평화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결정적 시기'에 이르렀다"면서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의혹을 직접 제기하고 제기당한 당사자가 이를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당사자 원칙▶호혜주의▶일괄적 점진주의 등 3원칙을 제시했다.

김구식 북한 사회정치학회 위원은 "6.15 공동선언은 조국통일을 확고히 담보하는 민족 공동의 통일강령"이라며 "민족자주와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기초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이 선언을 승리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벌어진 토론에서 남측은 공동선언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민족공조와 국제공조 간의 균형을 강조한 반면, 북측은 '자주성에 입각한 민족 공조'를 역설했다.

북측 학자들은 한결같이 "조국통일의 최대 장애가 미국의 간섭"이라며 "북남관계 전반에서 민족공조를 실현해 나감으로써 '외세와의 공조'를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 양측은 27일 오전에 북한 고위 정책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좌담회를 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남측에서 박명림(연세대)교수.조동호 연구위원(KDI) 등이, 북측에선 사회과학원 최인득 실장과 전하철 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장이 추가로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평양=특별취재팀

<사진 설명 전문>
26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6차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 개막식에서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 강운빈 북측 단장, 백영철 남측 단장, 김구식 사회정치학회 위원(오른쪽부터)등이 사회자의 개회 선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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