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해온 외교정책 신념 갖고 밀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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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3일 외무부와 총무처를 순시했다. 박 대통령은 외무부에서 『우리의「유엔」대책이나 통일외교에 있어서 기발한 발상을 내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식의 일부 사고방식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지적, 『우리가 그 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정책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타당한 것이므로 신념을 가지고 이를 국내외에 널리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외무부·총무처 순시>
박 대통령은 『금년은 북한공산주의자들이 허위선전을 더욱 격화시켜 나갈 것이므로 국제무대에서 북한공산주의자들과의 일대 선전전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정부와 국민, 그리고 해외교포와 외국에서 우리를 이해하는 인사들 및 단체 등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총동원태세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통령은 『북한공산집단과는 논리나 이치를 따지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는 통일이 비록 늦어진다 하더라도 동족간에 싸우지 말고 피를 흘리지 않는 평화방식을 택하자는 데 반해 북한공산주의자들은 언제든지 침략할 힘만 있으면 우리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것으로서 다만 그 준비기간동안에만 거짓평화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외무부는 여권발급에 있어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그 뒷받침을 신속하게 해줌으로써 편리를 도모해주고 낭비적인 해외여행은 규제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외교관들의 어려운 자녀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검토해서 보고토록 하라』고 지시하고 『외교관들은 외교일선에서 직접 전투하는 만큼 더욱 정신무장을 강화하도록 하고 장기간 외국에 나가 있는 외교관들은 일시 귀국할 기회가 있을 때는 그들의 가족들도 데리고 와서 조국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22일하오 재무부를 순시, 「재무부산하 전매청·조달청·국세청·관세청 등 4개 청은 서정쇄신에 있어 부조리가 가장 일어나기 쉽고 단속하기도 어려운 곳』 이라고 지적, 『좀더 책임자가 노력하여 눈을 닦고 들여다보아도 부정공무원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이 깨끗해야 하는 것은 사고를 막고 부정을 막을 정도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과도 관계되는 것으로 국력배양은 경제력이 커지고 국방장비가 현대화되는 것만이 아니라 공무원의 올바른 정신자세가 바로 가장 중요한 국력배양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뇌물을 주더라도 안 받는다는 인식이면 국방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솟아 나오고 커지게 된다』고 말한 박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감을 갖게되면 그것이 바로 국력』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GNP(국민총생산)가 늘어나는 것만이 국력이 아니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타성과 주위환경으로 일조일석에 되기는 어려우나 정신수양과 정신교육으로 어떠한 유혹에도 빠지지 않는 깨끗한 공무원상의 기틀을 올해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다에서 석유가 나온다고 들떠서 당장 강대국이 되어 잘살게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기름이 나온다고 강한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 박 대통령은 『기름이 나와도 게으르고 부정하고 부패하는 것보다는 기름이 안 나오더라도 정신무장이 된 나라가 더 강한 나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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