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팍 60대 한인 노인 집단폭행 당해

미주중앙

입력

팰리세이즈파크에서 대낮에 60대 한인 노인이 20대 청년들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당시 이를 지켜보던 수많은 목격자 가운데 아무도 폭행을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한인사회의 무관심과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23일 오후 1시30분쯤 팰팍 킹사우나에서 주차안내 요원으로 일하는 한인 김모(63)씨가 한인 남성 청년 4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고 팔과 다리에 심한 타박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목격자들은 20대 한인 청년이 몰던 지프 차량이 킹사우나 주차장 입구 쪽에 차량이 붐비자 출구 쪽으로 역진입했으며 이를 지적한 피해자 김씨에게 욕설을 하면서 말다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후 주차장 인근 커피숍에 있던 20대 한인 청년 3명이 말다툼에 가세했다. 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김씨의 조카(41)가 이를 목격, “어른에게 왜 욕을 하느냐”고 따지자 청년들은 김씨 조카의 가슴을 치며 쓰러뜨렸다. 이번에는 김씨가 “왜 사람을 때리냐”고 항의하자 바로 김씨의 얼굴을 가격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청년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김씨에게 발길질을 하는 등 계속 폭행을 가한 후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또 이들을 말리던 김씨의 조카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김씨는 폭행으로 인해 코뼈가 부려졌으며 출혈도 심했다. 또 쓰려진 채 온몸을 맞아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25일 김씨는 타박상으로 인해 발이 퉁퉁 부어 일어서지 못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상태이며 폭행 후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등 정신적인 충격도 큰 모습이었다.

한편 목격자와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서 폭행을 지켜보던 이들이 상당수 있었으나 아무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낮에 한인 노인이 어린 청년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으나 아무도 이를 말리려 하지 않은 것이다.

김씨는 피가 잔뜩 묻은 선글라스와 모자 등을 보여주며 “많은 한인·타민족들이 주변에 있었지만 말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세상 참 험악하다, 서글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은 한 목격자가 제공한 폭행 당시 사진과 용의자 차량 사진, 사건 현장 인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수사에 나선 상태다.

팰팍 타운정부에 따르면 차량을 운전했던 용의자는 레오니아 거주민으로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폭행에 가담했던 다른 남성 청년 3명과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 1명의 신원을 확보했으며 경찰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서 기자 h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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