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학부형이 더 많고 어머니들 극성에 임원진땀 아들우승에 “이놈땜에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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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고사리같은 꼬마「스케이터」들이 힘과 기를 겨룬 제12회 전국국민학교대항 빙상경기대회가 열린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이른 새벽부터 선수보다도 보호자인어머니들의 「러쉬」로 대만원이었다.
○…이날 임원들은 경기때마다 제각기 자녀들을 응원하느라고「링크」안까지 넘어오는 어머니들을 말리느라고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응원객속에는 가수 현미씨와 영화배우 고은아씨가 보여 이채를 띠기도 했다. 현미씨의 2남중 맏아들인 이영준군(리라)은 5백m 5학년A조에 출전했으나 경기중 아깝게 넘어져 그만 등외로 처지고 말았다.
이후 영준군은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응원으로 3천m에서 2위를 차지해 분을 풀었다. 또 고은아씨의 1남1녀중 아들인 곽승남군(리라)은 4백m 1학년A조에 나가 우승하자 모드 함박웃음으로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그런가하면 한 아버지는 아들이 우승하자 어깨에 목마를 태우고 『내가 이놈 땜에 살지』하면서 대견한 듯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남자2학년A조의 4백m, 1천m등 두 종목에서 우승한 김기훈군(리라)은 지난해엔 1학년부를 석권한 유망주. 김군은 씨름선수 출신의 중기업을 하는 김무정씨(35)의 3남1녀중 장남으로 합기도 4급에「피아노」에도 취미가 있는 만능 어린이인데 다리가 약해「스케이트」를 시작시켰다는 아버지 김씨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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