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65억불, 수입 74억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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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6년의 국제수지 전망에서 기초수지가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수 있다. 국제수지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1차적인 기준으로서 기초수지를 생각하는 것이 상식임을 상기할 때, 기초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면 매우 건전하다는 인상을 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기초수지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이 28% 증가하는 대신 수입은 14% 밖에 늘지 않아야 한다는 가정이 실현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장기자본 도입이 74년의 10억 「달러」에서 76년에는 18억「달러」로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이들 조건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즉 수출의 외화 가득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근자의 동향을 역전시킴으로써 적은 수입으로 보다 많은 수출을 기할 수 있어야 할뿐만 아니라, 수입 증가율을 14% 선에서 억제하면서도 8% 선의 성장을 지속키 위한 자원 대체 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만일 지금 일반적으로 예상되고 있듯이 국제자원가격이 앞으로도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면 물량기준으로 본 수입 증가율은 10% 선 이하로 떨어져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을 8% 선에서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세계경제의 일반적인 회복을 전제로 해서 수출 증가율을 75년의 11% 보다 18%나 늘려 잡은 것이라면 각국의 투자 증가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금 수요가 일반적으로 증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장기자본 도입을 크게 확대시켜야 한다는 난점이 해결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75년 중의 기초수지적자 6억3천만「달러」를 7억「달러」이상의 단기자본으로 메운 실적을 고려할 때 76년의 단기자본 도입 순증을 거의 계상하지 않은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문젯점이 없지 않을 듯하다. 물론 74년과 75년의 은행간 차입 순계만도 15억「달러」에 이르고 있음을 상기한다면 단기신용을 더 늘리는 것은 대외공신력 유지를 위해서 삼가는 것이 마땅하다.
사리가 그러하다면 75년의 외환사정을 「커버」해준 단기자본의 역할은 76년에 기대해서도 안될 뿐만 아니라 기대하기도 힘들 것이다.
따라서 76년의 국제수지 사정은 거꾸로 무역수지 계획의 실현성과 장기자본 도입에 전적으로 좌우된다는 결과가 되어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쉬울 뿐만 아니라 차질이 생기는 경우 그 조정에는 경직성이 내재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만일 국제수지 계획이나 장기자본 도입 계획에 차질이 생겨 그것을 75년의 경우처럼 단기신용 확대로 메우기 힘들다면 국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물가안정을 위해서 성장을 희생시키든지 아니면 반대의 선택을 불가피하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전망 한 대로 국제수지가 실현되도록 노력을 하되 차질 요인이 많이 내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조정에 있어 경직성이 크다는 사실을 고려해서 예비적인 선택문제도 충분히 검토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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