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페인트…퇴근한 남편이 놀랐다 "우리집 어디 갔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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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봄맞이 집단장 항목에 페인트 칠도 들어간다.

업계에선 2년 전부터 'DIY(Do-It-Yourself) 페인트' 인구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이 강한 30대 젊은 주부를 중심으로 가구 색깔을 바꾸거나 방문.벽지 등에 색을 다시 칠하는 게 유행하면서부터다. 요즘은 가구 유행이 짙은 갈색의 체리목에서 미색 계통의 흰색으로 바뀌면서 페인트로 새단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페인트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김태학씨는 "불황 덕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03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3배가 늘었다는 것이다. "호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 가구를 새로 사기 보다는 예전 것을 고쳐 쓰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페인트 칠 기본은 수성 페인트와 유성 페인트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다. 수성 페인트는 물로, 유성 페인트는 시너로 각각 농도를 조절한다. 유성 페인트는 기름 냄새가 많이 난다. 마르는 데만도 7시간 이상 걸린다. 대신 내구성과 내수성이 강하다.

이에 비해 수성 페인트는 1시간 정도면 마르고 냄새가 거의 안 난다. 아크릴 물감을 타서 쓸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색을 만들 수도 있다. 원하는 광채도 마음대로 낼 수 있다.

반면 내구성과 내수성이 유성 페인트에 비해 떨어지고 값도 40% 정도 비싸다. 요즘은 DIY 페인트 소비자가 대부분 여성이라 다루기 편한 수성 페인트가 인기다.

벽지용 페인트로는 노루표 '홈테리어''내추럴 키즈 컬러', 삼화의 '홈스타', KCC '누구나''숲으로' 등이 있다. 그러나 가구용 수성페인트는 다양하지 않아 삼화의 '홈스타' 등이 고작이다.

국내 업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제 페인트가 좋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벤자민무어'란 미국 페인트 브랜드는 4000여 가지가 넘는 색상의 수성 페인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내구성도 유성 페인트 못지 않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값이 국산보다 3~7배 정도 비싸다.

◆ 어디서 사나=미국의 경우 '홈데포'와 같은 곳에선 다양한 색깔의 페인트와 도구를 팔고 있다. DIY 페인트 인구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도 관련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까르푸 등과 같은 대형 할인점에서도 DIY용 페인트를 판다. 할인점은 싸고 손쉽게 살 수 있는 반면 대부분의 판매사원의 전문지식이 부족해 다소 불편하다.

벤자민무어 한국지사(02-3474-5200) 등 전문매장이 있지만 그 수가 적은 편이다. 대신 온라인 쇼핑몰이 성업 중이다. 홈데코(www.djpi.co.kr), 아름나라(www.arumnara.net), 쿨칼라(www.coolcolor.co.kr), 해동상사(www.hdcnc.co.kr) 등이 있다. 아름나라는 무료 페인팅 교실도 연다. 또 온라인 쇼핑몰은 컴퓨터로 원하는 색깔의 페인트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3000~6000가지 색이 가능하다. 온라인 몰에선 붓.롤러.페인트 받침대.몰딩 등 관련 상품도 살수 있다. 페인트 전문상가인 '을지로 4가 페인트 거리'는 DIY 페인트 제품을 팔지만 색깔을 섞어주는 등의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많지 않다.

DIY 페인트족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인터넷 공간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유명한 곳은 '프로방스 집꾸미기'(cafe.daum.net/decorplaza), '행복이 가득한 집'(cafe.naver.com/missmisy), '리빙포유'(www.cyworld.com/muzzetta) 등이 있다. 나만의 홈 인테리어 비법은 물론 직접 칠한 '작품' 사진이 올라와 있다. 칠 과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한 글도 보인다. 신제품 정보는 기본이다.

이철재 기자

*** 페인트 칠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롤러로 칠할 때 페인트가 튄다.

☞페인트 받침대에서 롤러를 두세 번 굴린 뒤 골판지에 한 번 더 굴린다. 벽칠의 경우 아래위로 반복해 움직이지 말고,아래에서 위쪽으로 칠한 뒤 다시 아래에서 위로 칠한다.

-표면이 매끈하지 않고 물감 자국이 심하다.

☞페인트를 칠하기 전에 흡집 등을 메워 표면을 평평하게 만든다. 롤러나 붓을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칠한다. 한 번에 두껍게 칠하지 말고 얇게 두세 번 칠해야 얼룩이 덜 남는다.

-니스칠만 한 방문 색깔을 바꾸고 싶다.

☞페인트용 초벌제를 먼저 바르고 그 위에 수성 페인트를 칠해야 한다. 초벌제는 색을 입혀 주고 표면을 매끄럽게 해준다.

<도움말 중앙 m&b 레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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