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성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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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성자(Saint)는 오늘날에도 존재하는가. 어떤 사람들에게 그것은 성당의 중세벽화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이야기에 불과할 것이며, 또 어떤 사람에게는 「그리스도」의 뜻을 실천하는 모든 사람이 성자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근착 「타임」이 지는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살아있는 성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중에는 상당수의 여성들도 포함되어 있다. 다음은 「살아있는 성녀들」의 면모.
인·「파」전쟁이후 「뱅글라데쉬」에서 밀려나온 20만의 난민이 들끓고있는 「갤거타」거리. 굶주려 뼈와 가죽만 남은 아이들, 나병환자와 죽어가는 인간들이 즐비한 그 항구에서 65세의 「데레사」수녀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있다.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인간들을 데려다 편안히 숨지게 해주며, 쓰레기통이나 개천가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갓난아기들을 씻겨서 따뜻한 가정과 인연을 맺어주기도 한다. 병들고 다친 사람들에게는 마치 「그리스도」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과도 같은 정성으로 그 상처를 보살펴준다. 「유고슬라비아」에서 「알바니아」인을 부모로 태어난 「데레사」는 1948년 『가난한 사람들중에서도 가장 가난한사람들』을 돕기 위해 고된 간호원교육을 끝낸뒤 수녀복을 벗고 거친 무명「사리」차림으로 빈민굴에 뛰어들었다. 혼자서 거의 무일푼으로 그 일을 시작한지 27년이 지난 지금 「데레사」수녀는 세계곳곳에 32개의 양로원, 67개의 나병원, 28개의 고아원을 만들어 놓았다.
1천1백32명의 수녀 1백50명의 신부로 구성된 2개의 수도단이 운영하는 「데레사」 수녀의 이사업은 세계 67개국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인도정부로부터 「로투스」 훈장을, 「바티칸」에선 「요한23세」 평화훈장을 받기도.
「홍콩」의 결핵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원 「애니·스카우」는 「노르웨이」태생의 복음주의 신도. 1938년 중국 산서생으로 건너가 의료 선교활동을 하다가 58년 공산당에 의해 추방된후 「홍콩」에 침대 3백개의 결핵병원을 세웠다.
미국의 「도러시·데이」여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복지 운동의 선봉, 은발의 철학자이며 「가톨릭」 노동자운동 연맹의 설립자인 「데이」여사는 지금까지 모두 8번 감옥에 갇혔었다. 78세인 현재도「가톨릭」 노동연맹의 의장직을 맡고있으며 극빈자를 위한 성「조셉의 집」을 운영한다. 뿐만 아니라 「데이」 여사의 「조셉의 집」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아 47개의 자선의 집이 미국의 대도시 외곽에 세워져 갈곳없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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