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주말|화가 전성우씨 댁|자년들과 함께 교외산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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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양화가 전성우씨 (43·현보성고교장)댁은 부인 김은영 여사(34)와 2남2녀의 6식구.
『5년 전 학교일 (진성고교장)을 맡고 나니 가장 아쉬운 것이 자유로운 시간입니다. 주말엔 나 자신이 쉬기 위해서도 오후2, 3시면 집에 들어가죠』전씨의 자택은 윤송박물관과 민족미술연구소로 더 잘 알려진 서울성북동의 뜨락 넓은 구 한옥.
『이젠 우리나이가 벌써 건강에 신경을 쓰게됐나 봅니다. 두 사람이 다 시간 있을 때마다 가까운 「코트」에서「테니스」를 치죠. 나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집사람은 아침에 일찍. 그러다가 주말이면 우리 부부와 다른 친구들 「팀」과 정식 「게임」을 벌입니다.』『학교 일로 작품활동을 제대로 못하는 대신 일요일은 화랑들을 돌며 전시회를 봅니다. 마침 아내도 대학 때의 전공이 생활미술이어서 내외의 관심이 일치되는 샘이지요.』 예술은 자신을 창작해나가는 과정이며 돌아가야 할 고향 같은 곳이라며 전씨는 화가로서의 매임 없는 생활을 그리워한다.
『이제8세인 큰 딸 인지·인아 (차녀·6) 인건(장남·5) 인석 (차남·2)더 요구가 많습니다.
한 달에 한 두번은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나갑니다. 남한산성에도 가고 서울 근교 왕능에도 가고 또 한번쯤은 할머니·외조부님 댁에 보냅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께서도 기다리시기 때문이죠.』 그러나 전씨는 아이들을 되도록 엄하게 기른다. 칭찬도 꾸중도 그 당시에 해준다. 대신 부부가 다투는 일만은 아이들이 없을 때로 미룬다고 전씨는 웃는다.『주말과 여가는 결국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4번 주말 중 하루는 집에 있는 시간으로 정해놨습니다. 이럴 때면 전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찾아오곤 하죠. 그들과 이야기하면 마음이 젊어지고 조금은 까다로운 나의 입맛에 맞춰 아내는 제 맛이 나는 설렁탕·돼지갈비를 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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