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방법이 행·불행 좌우|유호준 목사<서울 용산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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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옛이야기 속에 어떤 정 깊은 친구 두 사람이 한번은 같이 길을 가다가 먹음직한 감을 보았다. 그중 한사람이 감 두 접을 사서 그 친구와 한 접씩 나누어 가지고가 먹었다. 얼마 후에 두 친구는 다시 만나게 되어 서로 담화하는 중에 감 이야기가 나와서 한 친구가『나는 그때 썩은 감 먹느라고 고생만 했다』고 하니까, 다른 한 친구는 깜짝 놀라서『나는 싱싱하고 좋은 감만 먹었는데 당신은 어째서 썩은 감만 먹었느냐』고 물었다. 그 친구 대답이『나는 그 감 중에서 상처 난 것·썩은 것부터 매일 골라 먹다 보니 그 감을 다 먹도록 썩은 감만 먹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 친구는『나는 매일 그 감 중에서 제일 좋은 감만 골라 먹었다』는 것으로, 이 사람은 그 감을 다 먹도록 좋은 것만을 골라 먹은 것 때문에 그의 머리에는 좋은감 먹은 생각으로 차 있었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우화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한갓 귓결로 흘려 버릴 수만은 없는 것인 줄 안다.
우리 인생은 그 생에 임하는 자의 자세와 방법여하로 즐거운 것·감사한 것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슬프고 불평스러운 것으로 될 수도 있다. 이 우화의 암시는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사람들은 누구의 경우도 긴 인생을 걸어가는 중에 즐거운 일, 슬픈 일, 행복한 일, 불행한일들로 엉켜 있는 길을 걸어야 한다.
이런 속에서 기쁜 일과 감사하고 행 복된 일들만을 먼저 찾고 골라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그 사람의 생은「기쁜 생」「행복한 생」이 될 것이고 반대로 슬프고 불행한 것들만 추려서 살려고 하면 그 사람의 생은 일평생을 불행하게만 느끼면서 살수밖에 없는 것이 된다.
이것은 우리 한 개인의 생활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우리의 가정과 직장·사회 그리고 국가생활에서도 똑같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둡고 그늘진 것, 불편스러운 것들만 골라 살려고 하면 그 사람은 평생을 그늘진 곳에서 벗어나지 못할뿐더러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결국은 불평 객으로 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 범죄하고 타락되어 하나님의 세계에서 추방된 인간들에게는 그 생이 불행할 수 밖에 없도록 운명지어지고 만다. 그래서 인간들은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인생을 고해라고 불러왔다.
성경에 보면 수고하고 무거운 인생의 짐을 지고 허덕이며 괴로워하는 인간을 구원해 주려고 하나님은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고 했으며 이를 위해 인간을 찾아 역사 속에 탄생하신 예수는『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자들은 다 내게로 오라』고 하시면서『내가 그 짐을 가볍게 해주고 쉼을 주겠다』고 선언하셨다.
그리고 초대기독교회에서 크게 활약했던 바 울이라는 사람은 기독교인들을 향해『너희는 항상 기뻐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권장하였다. 이는 어찌 보면 어거지의 권유같이 들려지나 그러나 신중히 생각해 보면 이야말로 우리 인생생활에 활력소를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우리 인생 길을 슬픔에서 기쁨으로, 불평과 불만에서 만족과 감사한 것으로 바꿔 주는 전환점을 제시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상에서 남에게 사랑과 도움을 받았을 때처럼 기쁘고 감사한 것은 없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 아들과 그 아들의 생명까지를 주셔서 우리 범죄 한 인간들을 불행에서 구제해 주시겠다고 할 때 이 얼마나 큰사랑이고 또 은혜냐는 것이다.
어떤 환경일지라도 슬픔과 불만으로보다는 오히려 기쁨과 감사하게 살수 있다면 이 얼마나 다행한 것인가.
우리에게는 반드시 우리의 생을 밝게 그리고 기쁨과 희망에 차서 감사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다.
그 길은 바로 자신 안에서, 그리고 가정과 직장·사회 속에서 즐거운 조건·감사한 일들을 찾는 노력과 그것을 지켜 나가는 생활 앞에 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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