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준 저 "한국문제와 국제정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올해 들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불연속선상에서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지는 공산화하고 김일성이 북경을 방문하는가 하면 「유엔」에서는 한국문제에 대한 서방안과 공산안이 동시 통과되는 이변이 일어나고 「키신저」는 한국문제 당사자회담을 들고 나왔다.
남북대화는 진척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는 정착될 것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답변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본서이다.
제1부(남북한 관계의 전개과정)에서 저자는 한반도가 왜 분단됐으며, 북괴정권은 어떻게 수립됐는가를 새로운 학설을 중심으로 구명하고 있다.
저자는 또 이 책의 집점이라고 할 「한국전쟁 문헌해제」의 방대한 작업을 통해 한국전쟁의 시말에 관한 일체의 가설을 검증하고 있으며 중공이 왜 참전했고 미국·소련과 남북한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돼 나갔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을 북한 지도층의 권력투쟁을 포함한 국내적 요인이라는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 한국전쟁의 해석에 기여하고 있다.
제2부(4강의 대한정책)에서 저자는 미국·소련·중공·일본의 입장에서 그 국가들의 대한대책을 분석했다.
우리가 4강의 대한정책을 논할 때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보다는 『그들이 우리를 이렇게 보아 줬으면…』하는 우리중심의 희망론에서 입론하는 우를 범하기 쉬운데 저자는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려고 했다.
제3부(주변국의 동향)에서 저자는 「베트남」문제, 미국의 「아시아」정책의 전망, 일본·중공관계의 전망 등을 분석하며 「아시아」가 취해야 할 길을 암시하고 있다.
외국정부·의회·언론의 공식문서를 포함한 방대한 1차 자료를 활용한 이 저서는 통설을 반박하는 새로운 견해를 많이 제시하려고 했으며 특히 쉽게 써있어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있다. 이홍구<정치학·서울대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