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기술력 갖춘 강소기업 '돈맥경화' 뚫어 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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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성장 단계별 맞춤형 상품들을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연구개발 우수기업대출’, ‘새희망 일자리만들기 대출’, ‘수출 중소기업지원 대출’로 구성된 중소기업 성장 패키지도 출시했다. [사진 신한은행]

특수 코팅머신 전문 제조기업 씨오텍 김영배 대표이사는 2012년 여름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한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해외수출 관련 수주 등 진행되는 사업은 많은데 회사 자금이 제때 돌지않았던 것이다. 부채비율 증가, 현금흐름 악화 등 재무제표만 놓고 보면 여신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 10여년 거래해오던 은행에서조차 여신 지원을 꺼렸다. 하지만 특수 코팅머신및 인쇄기 제조 관련 10여 가지 특허를 보유하는 등 탄탄한 기술력과 수주 상황을 고려해 곧 회사가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할 것을 확신한 신한은행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신한은행은 재무구조보다 기술력 등 회사의 내재가치에 무게를 둬 알짜 기업이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 신한은행의 지원을 계기로 씨오텍은 성장을 거듭하여 지난해 매출 250억원을 기록하고 제50회 무역의 날에서 천만분 수출의 탑과 대통령상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중소기업 지원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창업-성장-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통해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과 협력하고 성장단계별 맞춤형 상품들을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우수기업대출’ ‘새희망 일자리만들기 대출’, ‘수출 중소기업지원 대출’로 이루어진 중소기업 성장 패키지를 출시, 총 1조9000억원의 지원이 이루어졌다. ‘연구개발 우수기업대출’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으로 중소기업청 선정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최근 1년간 특허 등록 1건 이상인 기업, R&D 투자금액이 매출액의 3% 이상인 기업 등이 대상이다.

 ‘새희망 일자리 만들기 대출’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기업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선정한 으뜸기업 중 고용실적이 있는 기업, 최근 3년 이내 고용노동부 선정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한 해외 유턴기업 등을 대상으로 지원했으며, ‘수출 중소기업 지원대출’은 중소기업의 지속적 성장 및 글로벌화를 위한 상품으로 과거 1년 또는 직전 연도 수출실적을 보유한 기업 등을 대상으로 지원된다.

 신한은행은 정책금융기관과 우수 창업자 연대보증 입보면제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금 지원과 더불어 신한은행은 창조금융의 핵심인 기술력 우수 기업의 여신지원 및 기술금융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해 중장기 실천계획(Action Plan)도 마련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금융지원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S(Specialty, 전문성), H(Harmony, 협력), B(Balance, 균형)’ 3가지 전략적 원칙 아래 2016년까지 3단계에 걸쳐 기술금융 활성화를 추진한다. 기술력 우수기업 지원을 위한 ‘기술평가 및 심사 전문성 확보’ ‘대내외 협력 강화’ ‘새로운 영업기회 발굴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이라는 중장기 계획도 밝혔다.

 먼저 2014년까지 진행되는 1단계 ‘역량기반 마련’을 통해 기술금융의 기초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2단계(~2015년) ‘인프라 구축’에서는 기술력 평가와 신용등급 분석을 통한 독자적인 자체 기술평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2016년) ‘기술금융 가치창출’에서는 자체 기술평가 모델을 활용한 평가 시스템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기술가치평가와 관련된 다양한 지표를 토대로 가치평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발생 가능한 변수를 통합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 평가 모형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술력을 보유한 우수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 지원도 갖췄다. 기술보증기금의 기술인증 등급이 우수하고 은행 내부 요건을 충족할 경우 해당 업체들의 신용등급을 상향하여 대출 금리 및 한도를 우대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기술력 우수업체의 여신심사 시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도 완료했다.

 이 전산을 통해 기술력 평가 신청 및 결과 확인 등 신속한 진행과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현재까지 접수해 처리한 기술력 평가는 총 35건. 이중 9건은 124억5000만원이 기술력 평가에 기반해 취급됐다.

 2013년 말 기준 신한은행의 기술형 창업지원대출(409건) 취급 잔액은 2077억원으로 타행 평균 취급액 688억원에 비해 높았다. 신한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이 중 상당 금액이 담보 제공 없이 신용으로만 취급됐다”면서 “기존 여신관행에서 벗어나, 기술금융의 제도적 취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은 “창조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맞춤형 지원뿐 아니라 독자적인 기술신용평가 모델의 구축을 통해 창조금융을 위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만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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