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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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영국의 소설을 보면 시골 도시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들이 도서관에 들르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책도 대출받아 나온다.
영국에는 어느 시골에 가나 도서관이 있다고 1926년 당시만 해도 도서관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미 전 인구의 96%가 넘었었다. 지금은 1백%가 된다. 「랭카셔」군에만도 도서관이 60개나 된다. 분관도 3백여개나 있다.
이 모두가 공립이지만, 그 중에는 「카네기」 등 개인 기증에 의한 것도 많다.
미국에서는 유명한 지방 도서관 중에 개인 기증에 의한 것들이 많다. 「뉴요크」 시립 도서관도 전신은 개인 기증 도서관이었다.
특수한 도서관으로는 「카네기」가 세운 「뉴요크」시의 순회 도서관이 있다. 「프리크」미술 도서관을 세웠다, 「시카고」에 있는 「뉴베리」 도서관과 「캘리포니아」에 있는 「헌팅턴」 도서관은 영국사를 연구하는 학도를 위한 자료의 보고로 되어 있다.
「스탠퍼드」 대학에 있는 「후버」 도서관은 주로 전쟁과 혁명과 평화 관계 도서만을 모으고 있다.
더욱 특수한 것으로는 서부 개척사 관계 도서관·「인디언」사 관계 도서관, 또는 「트루먼」·「케네디」·「링컨」 등 역대 대통령에 관계되는 자료들만을 모은 도서관들도 있다.
이 모두가 개인 기증이다. 이렇게 특수 도서관들이 영·미에 많은 것은 시립 도서관 시설들이 거의 완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는 1만5천9백개가 넘는 도서관이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동 도서관은 포함되지 않는다.
우리 나라엔 공식 통계로는 3천3백개의 도서관이 있다. 그러나, 지방 도서관은 서울을 포함하여 1백개 밖에 없다.
그중에는 장서가 1천권 미만인 곳도 포함되어 있다. 도서관이라 이름 붙일 정도가 못되는 것이다. 그나마 도서관 건물이 있는 도시도 드물다.
미국 도서관 협회가 밝힌 것을 보면 도서관의 기능은 ①교육 ②정보 제공 ③미적 감상 ④조사 연구의 네가지로 되어 있다.
이런 도서관을 갖지 못한 고장이라면 그 문화가 얼마나 메말라 있었는지 짐작할 만도 하다.
23일 군산의 중앙 도서관이 개관한다. 30일에는 또 진해 중앙 도서관이 문을 연다. 모두 본지가 창간 10주년을 기념하여 지성 사회의 문화 진전을 위해 기증한 것이다.
본지는 계속 전국에 지방 도서관을 세울 계획으로 있다. 이 도서관들은 앞으로 활동여하에 따라 각 지역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웃 마을에 순회 문고 「서비스」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각 지역의 필요에 따라 참고서적들을 중점적으로 비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각 지방의 향토사 관계 자료들을 모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새 도서관들이 발전되어 나가기를 축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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