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침묵 깨고 장편 『이마』 출간-김성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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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년 남짓 침묵을 지켜오던 작가 김성한씨 (56)가 요즘 새로운 장편 소설 『이마』를 출간했다. <탐구당 간·사륙판·4백16면·1천원>
50년 『무명로』로 「데뷔」, 『바비도』 (동인 문학상 수상) 『오분간』 (자유 문학상 수상) 『이성계』 (3부 장편) 등 줄곧 문제작을 발표해 온 김씨는 69년 『요하』 (장편) 이후 침묵을 지켜 절필을 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마저 주어 왔었다.
『3년만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는 그는 『이 소설은 「이마」라는 가공 인물을 통해 퇴계 선생 생존시의 시대상을 그려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퇴계가 소설의 인물로 등장하는 일은 흔치 않다. 평소 퇴계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김씨는 바로 여기에 착안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마」는 물론 가공이지만 그 시대에 있었음직한 인물이다. 윤원형의 첩으로 당대를 주름잡던 난정의 전 남편으로 등장하는데 그는 선천적으로 반항의 기질이 몸에 밴 사나이로「모든 지식은 화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도 퇴계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에 마침내 감복하고 만다.』
작가 자신이 설명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다.
김씨는 이 작품을 쓰는 동안 한편으로는 직장에 쫓기며, 다른 한편으로는 신병에 시달리며 그야말로 굉장한 3년간의 산고를 겪어야 했다.
앞으로의 작품 구상을 묻는 말에 김씨는 『내일의 일을 어떻게 알겠는가. 쓰고 싶을 때 쓰겠다』고 담담하게 말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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