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의 「에너지」낭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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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에너지」자원의 소비를 어떻게 절약할 것인지는 두고두고 연구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 과제다.
「에너지」에 관한 한 그것은 비 국산「에너지」의 소비절약이 주안점이 되겠지만, 종합적인 「에너지」이용 효율의 증대도 당연히 중요한 몫을 차지해야 한다.
석유파동 이전에 비한다면 이점에 대한 각계의 인식과 노력이 비할 수 없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그 성과는 충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예컨대, 상공부의 조사로는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생산 단위당 소요 열원 단위가 일본에 비해 아직도 훨씬 높아 낭비되는 「에너지」가 적지 않다는 것이 분명히 밝혀졌다.
기계 설비 효율이나 기술수준의 차이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열원 단위 격차는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실제 나타난 격차는 너무나 현격한 것이라 하겠다.
전기동의 경우 거의 2·3배에 달하고, 유리나 전력·강괴 등에서도 40%내지 50%씩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열 관리체제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 제조업의 「보일러」는 평균 투자 소요량보다 5·7%많은 연료를 소비함으로써 연간으로 치면 약3천만「달러」의 「에너지」낭비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일본 제조업의 소요 열원 단위는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평균2% 「포인트」씩 줄어들었다 하니 그들의 열 효율화 노력이 얼마나 끈질기고 집중적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겠다.
우리의 이처럼 높은 열원 단위 투입은 우선 직접적으로 「에너지」절약에도 어긋날뿐더러 제품 「코스트」의 상대적인 고가를 형성함으로써 경쟁력에 있어서도 현저하게 뒤지는 결과를 빛을 것은 물론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구조상 점차 그 비중이 높아질 「시멘트」·철강·비료 등 주요 중화학 공업이 모두 원가 구성에서 높은 「에너지」의존도를 보이고 있어 이 부문의 열 이용 효율화는 매우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최근 민간업계 중심으로 열 관리협회도 생기고 열 이용 효율화를 위한 각종 집회와 「세미나」가 빈번히 열리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 하겠다.
정부로서도 모든 가능한 수단으로 이를 행정면에서 지원해주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에너지」계획이 먼저 확립되어야한다.
그리고 이 종합 계획은 단순한 각종 「에너지」원의 생산·소비 계획이 아니라 「에너지」관련정책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하고 일관성 있는 계획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에너지」수급 정책이나 소비 절약정책은 대부분 정견이 없고 즉흥적이었다는 비판이 없지 않았다.
새로운 계획은 그 원칙에서 비 국산 「에너지」의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반영될 만큼 과감해야한다. 우리보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 향후 10년간 14%「포인트」나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음도 하나의 참고가 될 것이다.
당면하고 있는 「에너지」절약운동이나 열 효율제고운동도 장기「에너지」계획과 함께 연차별 계획을 세워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 외에도 민간의 자발적인 개선 의욕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문제는 열 이용효율의 증대가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자본투하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애로가 제기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열 관리 체제 개선도 접근 가능한 단기 대책과 장기 대책으로 분류,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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