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선교세력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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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백50년 동안의 해묵은 서구 선교 세력의 영향력을 과감히 벗어나 본래적인 기독교 선교사업을 수행해 나가자는「아시아」 중심의 제3세계 종교세력이 탄생했다. 28일 서울에서 개막된 「아시아」종교 협의회 창립 총회(28일∼9월1일·수유동「아카데미·하우스」)와 함께 그 발판을 다진 재3세계 선교 세력은 과거 서구 선교의 폐습과 특히 6O년대부터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자유주의 신학의「미시오·데이」(하나님의 선교=Missio Del)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제3세계를 위한 선교 개념을 재정립했다.
서구 선교의 계승 세력임을 자처하는「아시아」선교협의회 창립에는 인도·태국·자유중국·「말레이지아」등「아시아」12개국과 미국·독일 등 서구4개국의 선교지도자 50여명이 참가,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과 선교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한국 조동운 목사(서울 후암교회) 가 산파역이 된「아시아」선교 협의회는 사회 참여에 열을 올리는 서구 자유주의와는 정반대로 성서적인 복음주의 선교를 내세우고 있다.
WCC(세계 기독교 교회 협의회)의 선교를 강력히 비판하는 개신교「로잔」파가 「아시아」 선교 협의회의 핵심을 이룬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독일「튀빙겐」대 대학 원장인「바이어·하우스」박사와 미국「휘튼」 대 대학원장인「윌버트·놀튼」 박사 등은 WCC의 산업선교 방식에 특히 비판적인 신학자들이다.
제3세계 선교지도자들과 서구 지도자들이 공동서명, 이번 회의를 「하일라이트」로 31일 발표 될『기독교 선교에 관한 서울 선언』의 초안 내용은 이 같은「아시아』선교 협의회의 성격을 뚜렷이 밝히고 있다.
우선 이 선언은 『서구 선교가 과거 가부장적 간섭주의와 종속관계를 계속함으로써 비 서구지역 선교 지도자들에게 반 서구 정신을 심어놓았다』고 말하고 또 이제 민중조직을 통한 선교는 교회조직을 통한 선교로 다시 환원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선언은 『해방 신학의 추종자들은 성경을 사회혁명의 교본으로 간주, 성경 속의 인간적·사회적·정치적면 만을 들추어내는 편견과 선입 주관에 빠져있다』고 격렬히 비난했다.
핏속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거하도록 위임받은「그리스도」의 선교를 표방하고 나선 이 제3세계의 선교 세력이 한국을 주역으로 태동됐다는 의미는 있지만 이미. 아·아 지역에 파급돼 있는 WCC의 자유주의적 선교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는지는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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