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제국과의 우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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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프리카」 「가봉」 공화국의 「엘·하지·오마르·봉고」 대통령 부처가 5일 우리 나라를 방문했다.
2차 대전 이후 새로 탄생한 아아신생국들의 발언권이 날로 강화되고 있는 마당에 한국·「가봉」 두 나라 국가원수 사이의 정상회담은 매우 뜻깊은 의의를 갖는다.
한국은 이번 기회를 통해 「아프리카」 비동맹 국가들과의 상호이해와 우호증진에 다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며, 「가봉」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인식과 함께 경제·문화 등의 교류에 더 한층 박차를 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중공의 「유엔」 가입이후 한국의 외교는 새로운 도전에 대처해야만 했었다. 중공과 제3세계 국가들의 접근을 발판으로 북괴가 국제적인 반한 통일전선 공작에 발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북괴는 제3세계 신생국들의 민족주의를 반미와 반한으로 유도, 이를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고립화에 이용하려 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최근 북괴는 자신의 교조적 공산주의 집단으로서의 정체를 숨기고 자기도 마치 비동맹국의 일부인양 행세하기 시작했으며, 그러기 위해 「아프리카」 신생국들의 고위인사를 초청하거나 특사를 파견하기도 하고 각종 민간 「친선협회」를 구성해 한국에 대한 비방을 일삼고 있다.
북괴의 비동맹 이용책은 최근 그들이 비동맹 「그룹」에의 가입 신청을 낸 것으로 그 불순한 저의가 다시한번 분명해지고 있다.
북괴의 이와 같은 외교공작은 일부 좌경 비동맹국가들에 의해 적잖은 부추김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70년대에 들어와 36개 「아프리카」국가 중 상당수가 북괴를 승인하거나, 남북한과 동시 수교했던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유엔」총회를 비롯한 각종 국제회의에 민감하게 반영되고 있으며,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일부 비동맹 「그룹」의 사실오인으로 인해 우리의 안보외교가 무시 못할 도전에 부닥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비동맹국가들로 하여금 북괴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하며, 한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성실한 평화노력을 올바르게 받아 들이도록 만드는 일이야말로 시급을 요하는 외교 과제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과 「가봉」 두 나라 사이의 우호증진을 위한 방안으로는 경제협력·홍보활동·교역확대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특히 중요한 것은 상호이해를 돕기 위한 허심탄회한 대화라 할 것이다.
북괴는 극렬한 교조적 집단인만큼 비동맹「그룹」의 『「부르좌」 민족주의』와는 절대로 화합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기회에 납득시켜야 하겠다.
비동맹 「그룹」, 특히 「가봉」의 국가이념인 「평화·관용·대화」의 원칙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정착을 위한 민주한국의 노력과 일치하는 것이지, 공산폭력 혁명을 기도하는 북괴의 입장과 일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점은 아아지역에 침투한 북괴의 공작부들이 그나라 극좌분자들의 「게릴라」 활동을 선동한 사례에서 명확히 입증되었던 것이다.
「봉고」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우리는 「가봉」을 포함하는 모든 비적성 비동맹권의 대한 인식이 새롭게 다져져 상호이해와 우호협력에 바탕한 공동이익의 추구에 커다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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