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유례없는 불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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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1월부터 6월말까지 6개월동안 문공부에 의해 검열합격된 영화는 국산영화가 44편(연간 제작코터 1백20편), 오화가 15편(연간수입코터 40편)으로 연간실적에 훨씬 미달, 영화계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음을 나타냈다.
영화제작업자가 외화수입에 혈안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15편밖에 수입하지 못한 것은 외환사정악화에 의한 당국의 외화수입억제조치 때문이며 이에 따른 자금회전부조로 영화제작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작년까지 2백50만「달러」였던 외화수입「달러」사용한도액은 금년부터 1백만「달러」로 대폭 줄어들게 됐는네 이미 상반기에 70만 「달러」를 써버려 불과 6, 7편수입분에 해당하는 나머지 30만「달러」로 어떻게 하반기를 충당하느냐가 관건. 문공부는 영화제작자들의 건의를 받고 외화수입 「달러」사용문제에 대해 재무부와 절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편이다.
한편 외화상영 수익금으로 제작자금을 충당해 오던 제작업계는 자금사정이 원활치 못한데다가 박동명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상당수 주연여우들에 대한 기피현상이 일어 제작중단소동을 빚는등 제작업계는「올·스톱」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예년에도 여름철에는 제작업계가 부진한 양상을 띠었으나 금년 여름철 같은 불황은 우리나라 영화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는 영화계의 공통된 견해이다.
이에 따라 2/4분기 우수영화선정대상작품을 접수하고 있는 문공부는 신청작품이 휠씬 적어질 것을 고려, 『6월말까지 검열을 필한 작품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완화, 『6월말까지 검열신청한 작품이면 된다』고 제작자협회에 통고 했으나 제작완료된 영화의 절대편수가 부족, 신청작품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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