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실질 소비수준 비교|일본「아시아」경제 연구소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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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무엇을 서로 비교하자면 양쪽을 같은 단위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1g과 3cm를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각국의 생활수준도 이와 비슷하다. 4인 가족을 거느린 가장이 미국에서 월1천「달러」를 번다면 먹고 살기에만도 벅차겠지만 한국에서라면 하인을 둘쯤 두고도 부인이 계주노릇하는것을 눈감아 줄 정도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각국의 생활수준내지 실질소비수준을 비교하는 것은 상당한 기술적 난점을 갖고 있다. 한데 최근 일본의「아시아」경제연구소가 67년, 70년도의 한·일양국 실질 소비수준에 관한 특집논문을 발표했다. 이하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주>
흔히 각국의 생살수준을 견주어 볼때 1인당 국민소득을 눈금으로 삼지만 이것은 잘못이다.
예컨대 70년 현재 한국과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을 보면 공정환율의 「달러」표시로 한국이 1백86·9「달러」, 일본이 9백74·6「달러」이다.
따라서 이것을 평면적으로 비교하면 일본국민의 생활수준이 5배나 높다는 결론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인들의 생활형편은 이 정도로 참담하지는 않은 것이다.
일본인들의 소득이 훨씬 높은 것은 사실이나 비싼 쌀을 먹고 비싼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비싼 옷을 입기 때문에 실제 격차는 훨씬 좁다는 얘기다.
따라서 양국의 물가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별표와 같이 8개항목으로 분류, 같은 종류의 상품·「서비스」가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가를 살펴 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한·일간의 소비수준 형태가 나타났다.
▲「엥」화와 원화의 공정환율은 실질구매력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67년의 경우 공정환율은 1백「엥」=76원이었으나 실질 구매력은 1백「엥」=48원으로 원화가 64%나 과소평가 되었다.
또 70년의 경우에는 공정환율이 1백「엥」=88원인데 반해 실질 구매력은 1백「엥」=61원으로 69%나 과소 평가되었다. 다시 말해서 한국인들의 실질 생활수준을 1인당 국민소득의 공정환율 환산으로 비교하면 그만큼 과소평가된다는 이야기이다.
▲67년, 70년의 한국국민의 실질 소비수준은 일본의 30%전후라고 판단된다. 「달러」표시 1인당 국민소득 비교에 비해 한국의 실질 소득수준이 훨씬 높아 진 것은 상대적으로 물가가 싸기 때문이다.
상대가격이 특히 싼 부문을 보면 의류·가임·가구·의료·교통·교양등이었다.
▲소비지출의 질적구조는 양국에 현격한 차이가 발견된다. 한국은 먹는 데에만 57·67%(67년), 52·79% (70년)를 쓰는데 반해 일본은 36.47%와 32·91%를 쓸 뿐이다.
이 주룸살은 다른 지출부문에 영향을 줬으며 특히 교양·기타부문의 지출은 일본이 21·83%(67년) , 25·63%(70년)였으나 한국은 11·52%, 16·31%에 지나지 않았다.
항복별로 한국의 지출비율이 높았던 유일한 예는 교통비였다. 7년의 경우 일본인들은 전체소비지출둥 3·67%를 교통비로 쓴데반해 한국인들은 무려 6%를 썼고 70년에도 한국쪽의비율이 일본보다 0·01「포인트」높은 6·72%였다.
그리고 의복값은 한국이 워낙 쌌기 때문에 지출액 자체는 일본의 7분의1내지 5분의1이었으나 전체 지출액중의 비율은 거의 엇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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