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공산화는 함락 아닌 굴복…우파고관·부호 제바람에 줄행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비엔티앤 14일 AP합동】지난 11일 「수바나·푸마」 「라오스」수상이 「라오스」국민들에게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라고 호소한 것을 계기로 「라오스」는 사실상 「파테트·라오」의 공산치하에 들어갔으며 곧 선거를 통해 「파테트·라오」가 본격적으로 정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가 다른 인도지나국가들과는 달리 큰 유혈군사작전도 없이 이처럼 조용히 공산화의 길로 걷고있는 사실을 놓고 「비엔티앤」의 노련한 외교관들은 『「라오스」는 공산당에 함락 당한 것이 아니라 굴복한 것이다』고 말한다.
「라오스」의 공산화는 공산군의 별 큰 군사작전도 없이 일어났고 또한 전국적으로 배포되는 신문이나 TV도 없고 「라디오」도 매우 드물기 때문에 「라오스」국민들은 지금 자기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73년의 평화협정에 의거, 좌·우·중립 3파의 연립정부가 구성되어 일단 불안한 평화를 유지해오던 「라오스」는 월남과 「캄보디아」의 공산화 및 인도지나정태에 더 이상 개입치 않으려는 미국의 명백한 무관심표명에 뒤이어 주로 귀족출신 반공정치인들과 군장성들로 구성된 우파가 붕괴됨으로써 조용히 공산치하로 들어간 것이다.
우파지도자들은 일단의 「파테트·라오」군이 「비엔티앤」 외곽 약l백km까지 접근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전직 우파장관과 「라오스」 최대부호이며 가장 강력한 정치가문의 한사람이 암살 당했다고 알려지자 서둘러 피난길에 올랐고 지난 9일 좌파학생들이 「비엔티앤」 시가에시 반우파 「플래카드」를 들고 우익인사들의 이름을 하나씩 의치며 「데모」를 벌이자 「타이」로 탈출했다.
우파의 지주였던 우파군인들이 우파사령관들의 지휘를 거부하고 중립파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런 사태는 아무런 대중조직이 없는 우파에게는 결정적인 것이었으며 따라서 우파는 붕괴되고 「라오스」는 사실상 공산화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