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열풍에 진동한 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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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해 들어 「스포츠」계의 최대의 황금「카드」인 제9회 대통령배쟁탈 전국고교 야구대회 결승전이 벌어진 14일 밤의 서울운동장 야구장은 3만5천여명의 야구사상 최대의 관중이 입추의 여지없이「스탠드」를 메운 가운데 일투일타가 내뿜는 백구의 현란한 비상에 도취된 흥분과 감격의 환성으로 열화의 도가니를 이루었다.
이 대회에서뿐만 아니라 26년 전인 1949년 김양중 시대이래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광주일고가 10여년간 고교야구의 정상을 주름잡아온 영남의 아성 경북고를 통타, 감격의 우승을 쟁취하자 성동원두는 환호와 갈채, 그리고 감격에 북받친 절규로 진동했다.
경기종료 후 좌측 외야석에 자리 잡은 4천여 광주일고 응원단은 물밀듯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영광의 주인공들에게 뜨거운 포옹과 악수세례를 퍼부은 후 어깨 위에 목마를 태우고 기쁨의 눈물 속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고교야구사에 일대 전기가 된 이날의 대회전을 목격한 관중들은 「게임」후에도 자리를 뜰 생각조차 않고 광주일고의 그칠 줄 모르는 환희의 교가를 박수로 맞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신직수 중앙정보부장과 유기춘 문교부장관이 나와 「그라운드」의 열전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야구장 입장권은 하오 3시가 조금 지나자 완전매진, 5백30원짜리 일반권이 2천원에 암매되기까지 했다.
한편 「게임」이 끝나자 서울운동장 앞 중구 을지로6가 불고기 집에는 광주일고 졸업생들이 같은 대학의 「클라스·메이트」인 경북고 졸업생들을 데리고 물려가 술을 마시며 『승자와 패자의 단란한 모습을 보였으며 부근 일대 술집에서는 광주일고와 경북고의 교가가 울려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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