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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팔꿈치 한방으로 5만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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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UFC 김동현(왼쪽)이 1일(한국시간) 존 해서웨이와의 경기를 앞두고 심판으로부터 주의 사항을 듣고 있다. [SPOTV 캡처]

한국 종합격투기의 간판선수 김동현(33)이 종합격투기 대회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열 번째 승리를 따냈다. 김동현은 1일(한국시간) 중국 마카오 코타이 아레나에서 열린 웰터급(77㎏) 경기에서 영국 레슬링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존 해서웨이(27)를 3라운드 KO로 이겼다. 이전까지 격투기 전적 17승1패를 기록했던 해서웨이에겐 첫 KO패였다.

 김동현은 처음부터 난타전을 의도했다. 거친 펀치를 뻗으며 해서웨이를 압박했고, 한두 대 맞으면 ‘더 때려라’라는 손짓을 했다. 1라운드는 김동현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맷집 좋은 해서웨이가 2라운드에서 체력을 회복하며 반격했다. 3라운드가 시작되자 해서웨이가 그라운드 기술을 시도했지만 용인대 유도학과 출신인 김동현은 잘 버텼다.

 1분쯤 지나자 불꽃이 튀었다. 해서웨이가 오른 팔꿈치 공격을 시도하자 김동현은 곧바로 몸을 틀어 왼 팔꿈치로 재빠르게 반격(백스핀 엘보)했다. 퍽 소리와 함께 해서웨이는 전기에 감전된 듯 쓰러졌다. 김동현은 가장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승자에게 주는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상금 5만 달러·약 5300만원)를 수상했다. 화끈한 승리 후 김동현은 케이지 밖으로 넘어가 한 여인과 격렬하게 포옹했다. 이 여인은 미국에서 온 김동현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뛸 때 김동현은 ‘스턴건(전기충격기)’으로 불릴 만큼 터프하게 싸웠다. 그러나 파워가 뛰어난 선수가 많은 UFC에 데뷔한 2008년 이후에는 그라운드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상대 등에 매달리는 장면이 많아 ‘매미’라는 별명도 얻었다. 해서웨이와의 경기는 김동현이 ‘스턴건’으로 되돌아온 싸움이었다. 화끈한 경기를 좋아하는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정말 최고의 경기”라며 극찬했다.

 김동현은 최근 4연승을 포함해 UFC 10승(2패, 1무효)을 거두며 웰터급 10위권 진입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또 오카미 유신(일본)이 갖고 있는 아시아인 UFC 최다승(13승) 기록에 다가섰다. 김동현은 “내겐 오직 전진뿐이다. 챔피언 벨트를 따고 싶다”고 말한 뒤 “오늘은 3·1절이다. 순국선열을 위해 대한독립 만세를 한 번만 외치겠다. 대한독립 만세”라고 소리쳤다.

 라이트급(70㎏) 경기에서는 국내 격투기 단체 로드FC 챔피언을 반납하고 UFC에 데뷔한 남의철(33)이 도쿠도메 가즈키(26·일본)에게 2-1 판정승을 거뒀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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