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공개되는 개인소장 고전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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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개인소장의 고전적에 대한 목록 작성 작업이 국학자료보존회에 의하여 착수됐다. 민간에 흩어져 묻혀버린 옛 문헌의 발굴을 위해 발족된 이 사단법인체의 보존회는 서지학관계자들로 구성, 이사장에 전 국회도서관장 강주진씨, 사무국장에 김기수씨, 지도위원으로 천혜봉·황천오 양씨와 도서관에서 일하던 원로인사들이 실무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발족된 이 보존회는 74년도에 문예진흥기금에서 8백만 원의 보조를 얻어 서울의 이겸로씨 소장본 2천3백여책, 상웅씨 소장본 1천여책, 이병기씨 소장본 8백여책 및 이근수씨 소장본을 모두 조사해 이미 『한국전적종합목록』을 3집까지 냈다. 제1집은 이겸로씨의 『산기문고』, 2집은 『상능문고』, 3집은 『완수문고』 및 『성암문고』의 합본이다.
보존회는 금년에도 7백만원의 지원을 받아 조윤제·조병순 김완섭씨의 방대한 고서들을 정리 중에 있으며 앞으로 계속사업으로서 전국에 걸쳐 1백여 명의 수장가를 목표로 소장본의 목록을 작성할 계획이다.
보존회가 이 같은 사업을 벌이게 된 것은 문화재관리국의 동산문화재 등록에 자극된 것.
즉 고서는 국학관계 학자들이면 다 적잖이 가지고있고 또 별도의 수장자 및 전세전적을 간수해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막상 그 등록이 부진하여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
설사 등록신고를 해오는 경우에도 서지학적인 기재가 부실하여 내용을 알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적들은 국학연구의 기본자료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에선 예산부족으로 매입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날로 소멸돼가고 있으며, 그들 소장자들 역시 그것을 정리해 공개할 힘이 없이 방치해두는 형편이다.
보존회는 개인 소장본에 이어 사찰·서원·연구소 등에 수장된 전적까지 모두 정리해 현재 우리 나라에 잔존하는 고본의 전모를 목록으로라도 기록해 두겠다고 하지만 막상 재정이나 인력의 뒷받침 부족으로 말미암아 개인소장본만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목록 작성을 위한 조사 대상의 전적은 한국에서 간행됐거나 서사된 옛 책자를 비롯하여 고문서·척본·간찰 등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서명·찬자·판종·간행지·간행년도 등 상세히 기재하고 있다.
따라서 보존회는 알려지지 않은 비장자들의 연락을 바라고 있다. 연락처는 서울 종로구 창경원 장서각내 (74)6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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