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불 수출고지 점령은 이렇게…-무공의 해외관장들이 피부로 느끼는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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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의 수출목표 60억「달러」 달성은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각 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재고누적, 수입규제와 수출경쟁의 격화 때문이다.
이같이 악화된 수출여건 속에 새로운 시장개척·수출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무역진흥공사의 해외무역관장회의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서울에서 열렸다. 14개 주요지역 무역관장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회의에선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수출「패턴」에 대한 여러 문제점과 그 대책이 피부적인 현지감각에 입각, 진지하게 분석됐다.
수출전선의 첨병인 이들의 진단에 따르면 우리상품이 가열화 된 경쟁에 이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긴 안목에서의 장기적인 투자로 상대국 「바이어」의 신용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문제로 지적됐다.
무리한 수주를 하거나 선적기일을 넘기는 등 제때 물량공급을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완구류의 대 호주수출에서 보는바와 같이 제품의 견고성이 없어 갖은 「클레임」과 함께 거래가 끊기는 일이 많은 것은 대외신용을 저락시키는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공급 가능한 선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며 일단 거래가 끝났다해도 차후의 유대를 위해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상품의 고급화, 다양한 신규품목의 개발이 아쉬운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 상품은 품질에 손색이 없는데도 대부분 구미선진국의 백화점「베이스먼트」나 「바겐·세일」 또는 「디스카운트·스토어」에 싸구려 상품으로 팔리는 경우가 흔한 실정이라는 것.
아울러 현지시장의 유행이나 소비자의 기호를 적시에 파악, 신속히 대처하는 기민성도 크게 요청된다. 예컨대 「아프리카」에 대한 섬유·피복류의 수출은 화려한 원색의 색상이 들어간 환상적 「모뎀」을 개발한다면 날개돋친 듯 팔려 나갈 수 있다는 풀이다.
이밖에 개선되어야 할 전략으로 ▲해당시장에 대한 주요업계의 지사설치 또는 상주요원의 배치로 「바이어」와의 상담에서 시·공의 간격을 축소할 것 ▲실효성 있는 「세일즈맨」단의 활동과 「바이어」유치활동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완제품일변도를 지양, 현지 생산업체상대의 반제품 또는 부품 수출을 병행할 것 ▲정부「사이드」에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세인하·해상운임의 인하 등이 제기됐다. <지원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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