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농성기자 등 강제 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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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무국과 편집국·방송국에서 6일째 농성하던 동아일보·동아방송기자· PD·「엔지니어」등 1백60여명은 17일 새벽 회사측이 동원한 보급소직원·가판 원 등에 의해 모두 강제해산 됐다.
회사측은 16일 하오6시 사내 전화선을 일체 끊고 보급소총무·가판 원 등 1백50여명을 별관에 대기시켰다가 상오3시15분쯤 판매국 간부 지휘아래 산소용접기·「해머」·돌·각목 등으로 2층 공무국철문과 창·벽 등을 뚫고 단식농성 중이던 24명의 기자를 차례로 끌어냈다. 단식농성 중이던 기자들은 회사 차에 실려 우석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 소란 속에서도 농성 기자들은 활자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신문지로 보호, 공무국 시설은 손상되지 않았다.
회사측은 상오4시20분쯤 다시 3충 편집국장과 문을 부수고 들어갔으며 농성 중이던 83명의 기자들은 이들에게 잠시 시간을 달라고 요구, 15분 동안 기자총회를 열고『기물을 파손시키지 않기 위해 자진해산 키로』의견을 모으고 4시45분 많은 기자들이 분함을 참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며 정문을 통해 걸어나왔다.
기자들은 이어 정문 앞에서 연좌「데모」를 벌이고 노래와 구호를 외치다 사복경찰에 의해 6시쯤 해산됐다.
행동대는 상오6시15분쯤 다시 PD·「엔지니어」등 54명이 농성을 벌이던 4층으로 올라갔다. 이때 기자들은 기물을 파손시키지 않기 위해 자진해산 했다.
기자들과 방송국직원들은 회사정문 앞에서『차후 송출되는 전파는 가짜방송이다』라고 선언, ▲자유언론 실행하라▲부당 해임 취소하라▲변칙방송 중지하라▲주필, 방송국장 사퇴하라는 등 4개항을 결의하고 해산했다.
우석 병원에 옮겨진 24명 중 22명은 상오10시30분쯤 모두 퇴원했고 사태를 말리다가 부상한「라디오」편성부장 배종우씨(45)와 제작1부「프로듀서」김학천씨(35)만이 계속 입원치료중이다. 한편 회사측은 17일 상오 정문과 후문을 모두 닫고 별관 문만을 열어 경비를 강화했으며 경찰은 광화문지하도, 중부소방서 앞 등에 병력을 배치, 일반시민과 해산된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회사측에 의해 해산된 동아일보기자 22명은 이날 상오 모임을 갖고『비록 회사측에 의해 강제해산 됐으나 농성을 끝낸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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