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일정의제 운영위서 다수결로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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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당 단독소집으로 오는 11일 개회되는 제 91회 임시국회는 신민당이 일방적 운영을 저지하기 위해 단상점거, 농성 등 강경 투쟁을 벌일 것을 검토하고 있어 개회 벽두부터 국회운영은 난항할 것 같다. 여당권은 국회운영일정과 의제를 12일 열릴 국회운영위에서 다수결로 결정할 예정이며 야당이 단상점거 등 실력투쟁을 벌일 경우 의원징계 등 국회법에 따른 조치를 할 방침이다. 신민당은 8일 원내 대책위에서 단독 국회에 나설 대책을 협의, 일단 등원해서 적극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야당>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8일 열린 원내대책위에서『김일성과도 대화한다는 여당이 야당총무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제하고『거수 기 역할을 하는 다수에 의해 국회를 여당정략대로 끌고 가는 것을 단호히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소수의견은 물론 그 존재마저도 필요 없다는 식이라면 양당제도를 부인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하고『민주회복과 인권유린범죄·언론탄압 등을 전 국민이 알고 비판하는 이때 국회가 이런 문제점을 토의하지 못한다면 언어도단이며 신민당소속 57명의 의원은 전원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영광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당 대책회의는 여당이 계획하고 있는 회기 10일과「단일의제」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회기를 늘리고 대 정부질문 의제로 고문문제와 국민투표 부정·동아사태 등을 반영하도록 원내 총무 단에 위임했다.
김형일 원내총무는『야당이 활동할 충분한 시간과 의제가 주어진다면 왜 의사방해 같은 것을 하겠는가』고 말하고『회기를 적어도 20일 이상으로 하고 의제를▲개헌▲국민투표부정▲고문▲동아사태▲경제불황 등 5개항으로 하도록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당은 본회의에서 대 정부질문을 벌인 뒤 처리방안으로 이들 문제에 대한 여야공동조사단 구성 제안을 할 계획이다.
당내 비주류인 화요 회에서는 이번 국회에서 적 부심 부활을 위한 형사소송법과 선거법 등 정부입법안도 다루도록 요구했다.

<여당>
유정회는 8일 원내대책위를 열어 임시국회에 임하는 여당방침을 확인했으며 공화당도 오는10일 국회상임위원장 회의와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유정회 대책회의는 국회법에 따른 다수결원칙으로 국회를 운영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공화당은 사전에 야당과의 접촉을 통해 여당의 운영일정을 제시, 야당의 의사를 타진하되 운영위에서 다수결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공화당과 유정회는 특히 임시국회를 상임위 중심으로 운영하고 야당이 요구하는 정치문제도 가급적 상임위에서 소관별로 다룬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용태 공화당 총무는『종전과 같은 의사방해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국회운영은 법대로 하게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민병권 유정회 총무는『야당의 의사는 미리 들어보겠으나 일단 결정된 의사일정은 일사불란하게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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