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약이 되는 식품|해삼은 불로장수의 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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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삼이 제 맛을 내는 철이다. 초겨울부터 2월까지를 해삼철이라고 하지만 참다운 맛은 추위가 「피크」를 이루는 요즈음이 한창이다.
해삼을 안주 삼아 소줏잔을 기울이며 하루의 피로를 무는 「샐러리맨」들로 붐비는 포장집 석경은 이제 도시의 멋 처럼 되어가고 있다.
포장집 주당들의 애호를 받을만큼 해삼이 널리 알려진 것은 보건학적으로도 의의있는 일이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해삼을 불로장수의 약이라고 해서 고급 요리에 빼놓지 않고 넣는다.
세계적으로 중국요리가 정력 증진의 대표급으로 인정 받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혈액중에는 「칼슘·이온」이 많은 동물은 정력이 왕성하고 생명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해삼이 바로 그렇다. 1백g의 해삼중에는 「칼슘」이 1백㎎이나 들어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칼슘」은 장인물질이라고 일컬을 만큼 중요한 「미너럴」(무기질) 이다.
해삼은 두토막을 내더라도 1년 이내에 새로이 재생하는 생명력이 강인한 동물이다.
최근의 연구로 해삼에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는 「콘드로이틴·설페이트」는 「타우린」이 다량 농축되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삼이 불로장수의 약이라는 옛 중국인의 믿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늙는다는 것이 무엇이냐를 정확히 정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그렇게 쉽지는 않다. 그저 낡아빠진 상태라고 해두자. 닳고 헤지고 탄력성을 잃게 된 상태다.
해삼에 다량 함유되어있는 「콘드로이틴·설페이트」는 「시멘트」와 같은 역할을 해서 우리 몸의 세포나 조직이 닳고 해지는 것을 막고 보강, 탄력성을 유지해준다. 즉 노화를 방지해주는 것이다.
동맥경화라는 것은 원인이야 어떻든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수도 파이프처럼 뻣뻣해지는 상태다. 해삼 속의 「콘드로이틴·설페이트」는 혈관이 뻣뻣해지는 것을 막고 유연성을 되찾아주어 동맥 경화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해삼에 「아지닌」 「하시티딘」 「리진」「시스틴」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사실도 특기할만 하다. 이들은 모두 생명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물질들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임신부가 해삼을 먹으면 태아에 좋다는 말이 전해지는데 이같은 해삼의 여양학적인 특성으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암에도 해삼이 좋다는 보고가 있어 해삼 예찬론은 끝이 없을 듯 싶다.<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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