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동 지성 공관장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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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프리카·중동지역 공관장 회담과 27일부터 서울에서 개막되어 오는 2월8일까지 12일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아프리카·중동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지역이지만 이지역내 국가들의 동향은 한국의 외교나 경제면에도 날로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므로 이번 공관장회의의 의의 또한 중대한 것이다.
아프리카 ·중동지성은 3대륙의 접속지역이라는 점에서 고래로 전략적 요충지였을 뿐 아니라, 현금 세계에서는 이른바 제3세력의 핵심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또 이 지역의 대부분은 세계석유생산의 태반을 차지하는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그들이 세계경제의 사활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사실은 오늘날 세계가 겪고있는 석유파동의 심각성을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족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는 그 중요한 에너지원을 이 지역의 쿠웨이트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 유엔 외교의 추진을 위해서도 이 지역 국가들의 협력을 절대적인 요건으로 삼게된 것이다.
1백36개 유엔 회원국 중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 국가 수는 각각 37개국과 18개국 등 총 56개국으로서 작년 29차 유엔의회에서의 한국문제에 관한 서방측 안이 비록 승리하기는 했으나 이 지역국가들 중 많은 나라들이 공산측 결의안에 지표를 던졌던 사실도 간과해서 안 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아·중동지역에 대한 북괴의 침투상황을 짐작케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 1년 동안 북괴는 토고 알제리 시리아 예멘 자이르 등 주로 아·중동지역수뇌를 하는 외교에 광분했었다.
따라서 이번 아·중동지역 공관장명의의 최대 이슈는 대 유엔 외교와 연관해서 이 지역국가들에 대한북괴의 이 이상의 외교침투를 여하히 봉쇄하느냐는 문제가 될 것이다.
현임 각 공관장들은 이와 관련해서 각기 주재국의 사정 을 보고할 것이지만, 그들은 해상국에 대한 외교정책의 추진방식이나 경제·문화교류방식에 관해서도 누구보다도 현지에서 피부로 느낀 생생한 감각을 가지고 효율적인 대책을 건의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따라서 이번 아·중동지역 공관장회의 에서는 이 지성에 대한 외교의 중요성에 비추어 기탄 없는 토의를 거쳐 이 지역국가들에 대한 집중적인 외교강화방안을 종합적으로 성안하고 그 구체적 실천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지 공관장의 요구는 빈약한 예산사정과 인원부족을 해결해달라는 호소인 것 같다. 올해 외무부예산을 보면 총 1백24억원, 그 64%가 재외공관예산으로 알려졌지만 그 총액 자체가 공관 수에 비추어 빈약한 것임은 부인치 못한다. 그럴수록 이른바 외교에서의 취약지역인 이 지역 주재공관의 활동비증액을 위해서는 정부로서도 최대한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외교 기술면에 있어서도 소득력 있는 외교를 여하히 전개할 것인가를 이 기회에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교홍보의 강화문제를 비롯해서 한국의 실정을 더욱 정확하게 알리기 위한 초청외교, 국민과 국민과의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국민외교의 강화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을 바란다.
이번 공관장회의의 성과 있는 추진을 성원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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