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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교육재단, 외국인 유학생 103명에 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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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겸 우정교육문화재단 이사장(왼쪽)이 20일 케냐 유학생 오동고 음메 오켈로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부영그룹]

# 서울 숙명여대 한국어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레 르엉 미 한(26·여). 고국이 베트남인 그녀는 한국의 경제발전상에 끌려 모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다 유학을 왔다. 한국어 능력시험 5급(최고 6급)에 합격할 정도로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학비 마련이 고민이다. 학교에서 절반을 지원해주지만 공무원인 아버지에게서 학비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 충남 서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태국어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 몬티타(33·여). 한국에 온 지 8년째다. 태국에서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왔다. 한국어 능력시험(3급)·운전면허·컴퓨터 한글 A급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한 데 이어 2011년 통·번역사 시험에 합격했다. 국내 다문화지원센터 207개소에서 일하는 4명의 태국어 통·번역사 중 한 명이다.

 낯선 이국땅인 한국에서 어려운 환경을 딛고 공부하고 있는 외국 학생들이 국내 기업체의 도움을 받아 학비 걱정을 덜게 됐다. 부영그룹의 장학금 지원 덕이다.

 20일 부영그룹이 설립한 재단법인 우정교육문화재단(이사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아시아·아프리카에서 국내로 유학 온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우정교육문화재단은 이날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4년 상반기 장학금 수여식을 했다. 이 회장이 직접 베트남 등 13개국에서 온 유학생 103명에게 일일이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장학금은 1인당 400만원씩 총 4억1200만원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13개국 대사 및 외교관, 재단 관계자와 장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오늘의 장학금이 낯선 환경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들에게 소중한 꿈과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레 르엉 미 한은 감사 인사말에서 “베트남어·한국어 문법교재를 만들어 양국 간 교류확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정교육문화재단은 부영그룹 창업주인 이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2008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2010년부터 국내로 유학 온 아시아·아프리카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매년 두 차례 지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382명에게 총 27억여원을 전달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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