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씨 어젯밤에 출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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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죄로 수감 중이던 전 신민당소속 국회의원 장준하씨 (59)가 3일 밤10시50분 육군 고등 군법회의 검찰부의 형 집행 정지 결정으로 구속 10개월 20일만에 출감했다.
심장협심증 증상이 악화되어 영등포 구치소를 출감한 장씨는 즉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107 조광현 냇과 203호실에 입원, 가족과 이화여대 김옥길 총장, 함석헌씨, 민주 수호 국민 협의회 운영위원 계훈제씨, 통일당수 양일동씨, 법정 스님 등 친지의 문안을 받았다.
노란색 농구화에 출감 직전 부인이 전해준 쥐색 「바바리·코트」·옥색 상의·회색 하의의 한복 차림을 한 장씨는 『죽어서야 나올 줄 알았는데…. 학생들을 두고 나 혼자 나오려니 가슴이 아팠다』며 『지난 1월13일 서대문 구치소에 수감될 때부터 협심증으로 왼쪽 팔을 못쓰게 됐고 그동안 약을 가져다 먹었다』고 친지들에게 말했다.
장씨는 또 『구치소 안에서의 대우는 비교적 좋았으며 영등포 구치소로 옮긴 뒤부터 같은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권호경 목사와 간병부와 한방을 썼다고 말했다.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사람 중 형 집행 정지 결정으로 풀려나기는 장씨가 처음이다.
장씨는 비상 보통 군법 회의에서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 및 상고를 했으나 모두 기각 당하고 형이 확정됐으며 병이 악화되자 지난달 30일 부인 김희숙 여사(48)가 법무장관에게 형 집행 정지 신청서를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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