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맥상 드러낸 야구 스카우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금년도 고교 야구에서 두각을 보였던 대구상고의 김한근·하광희 선수를 두고 한양대와 고려대가 각각 자기「팀」 소속 선수라고 주장, 대학 야구 연맹에 2중 등록되어 과열 「스카우트」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내년도 대구상고를 졸업하는 김한근·하광희 선수는 당초 지난 6월 한양대에 의해 신승식(대구상고 포수) 차준섭 (휘문고 투수)과 함께 졸업 후 한양대에 입학한다는 본인의 동의서와 함께 대학 야구 연맹에 가등록 됐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고려대가 김한근·하광희를 포함하여 이승후 (대구상 좌익수)까지 또다시 본인의 진학동의서에다 학교장 진학 추천서까지를 첨가해 대학 야구 연맹에 가등록을 접수시킨 것.
이로써 김한근과 하광희는 한양대와 고려대 등 두 대학에서 가등록되어 이중 등록 선수가 되어 말썽이 된 것.
대학 야구 연맹의 가등록제는 대학 야구에서 선수들이 여러 학교와 「스카우트」 교섭을 벌여 잡음이 많아 선수 등록의 질서를 잡기 위해 금년 4월에 마련, 처음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가등록제는 일단 대학「팀」에 가등록 된 선수는 졸업 후 그 학교에 반드시 입학해야하며 이를 위반했을 때는 2년간 출전 금지되고 「팀」도 가등록 된 선수를 입학시키지 않을 때는 l년간 출전 금지된다는 강력 조항을 넣은 제도로서 이른바 선수와 대학간의 입학 약속이다.
따라서 김한근·하광희 선수가 한대와 고대 등 두 대학에서 가등록 됐다는 것은 2중 등록으로 말썽의 불씨를 안고 있다. 그러나 고대는 한양대가 가등록 필요 조건인 학교장 추천서가 없어 서류 미비라고 주장, 김한근·하광희는 마땅히 고대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반면 한양대는 두 선수의 신병을 재빨리 확보하고 본인들의 의사에 의해 진학은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김한근과 하광희는 고대와 한대의 팽팽한 소유권 (?)주장으로 앞으로 대학 선수의 자격이 이뤄질지 흥미 거리며 최악의 경우 법정으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내포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