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도층을 위한 반공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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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대통령은 지난 주말 정부·여당의 연석 회의에서 새삼 반공교육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박대통령이 이 같이 반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적어도 두 가지 요인이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첫째는 7·4남북공동성명을 휴지화 하려는 듯 최근 날로 격화해 가고 있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무력 도발과 선전 공세이다. 이것은 이 시점에서 새삼 반공 교육을 강조해야 할 외적인 필연성이라 할 수 있다.
둘째는 6·25남침전쟁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라 온 전후 세대가 이제 점차로 방대한 사회 참여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반공교육을 다시 강화해야 될 내적 필요성이라 해야 할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6·25남침전쟁은 온 국민의 살과 뼈에 새긴 가장 효과적인 산 반공 교육의「찬스」였었다. 1945년부터 1950년까지 해방과 건국 초기의 혼란기에 더러는 어리석고, 더러는 순진한 동기에서 나부끼던 용공의 사조에 물들었던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 이 동족전쟁의 체험은 북한 공산주의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의문의 여지없이 명백하게 들춰 보여 주었다.
그러나 6·25전쟁이 이처럼 국민의 반공교육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체험이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를 위해서 너무나 엄청나고 비싼 희생을 치러야 했었다. 그 같은 동족 전쟁의 비극은 민족사의 장래에 있어 무슨 일이 있더라 해도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아니 되며, 바로 그러한 비극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서 오늘 반공교육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새삼 강조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크게 나누어 반공교육은 부정적·소극적인 방법과 긍정적·적극적인 방법의 두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전자는 공산주의 체제의 부정적인 측면, 반민족적이고 비인간적인 측면을 밝히고 알리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산주의의 이론과 실제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연구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 당국은 경직화 된 반공 이념을 내세워 반공교육의 참된 토대가 되는 공산주의의 연구조차 못하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공산주의와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공산주의의 이론과 실제에 관하여 그 교묘한 은폐의「베일」을 벗겨 참모습을 알리고 토론케 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 같은 사실적인 인식에 바탕을 둔 반공교육이라야 진짜 설득력이 있음은 여러 말이 필요 없다.
한편 반공교육을 위한 긍정적·적극적인 방법이란 공산주의와 대결하고 있는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긍정적인 측면, 민족적이고 인간적인 측면을 선양하는 길이다. 국민의 복지와 사회 정의의 실현이 공산주의 체제에서가 아니라 오직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념만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보여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 대중을 위한 적정한 분배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일체감과 사회적 귀속감 앙양을 자칫 깨치기 쉬운 사회 상층부의 빗나간 행태에 대한 자숙이 요청된다. 박대통령이 반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이를 사회의 지도층에 호소하고 있음도 이런 뜻에서 이해된다.
통일원에서는 이미 미국 대학 등에서 개발해 낸 반공교육을 위한 각급 학교별 또는 사회 교육용「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교육의 주무부라 할 문교부로서는 형식·비형식 교육을 막론하고 이 같은「프로그램」이 어디서 마련되었던 간에 이미 다듬어진 이 반공교육「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각급 학교별 또는 교육 대상별 반공교육을 효율성 있게 추진하는 실천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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