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기에「동」자·동물 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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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주=옥치인·김택현 기자】경주 황남동 제98호 고분에서 명문이 있는 칠기조각과 동물 그림이 있는 칠기편, 그리고 지난번에 나온 것과 같은 금제 고배 3개 등이 쏟아져 나왔다.
발굴반은 목관부 동편에 동서 약1m, 남북 약1.2m, 높이 약0.5m크기의 목궤가 설치돼 있음을 확인, 그 속의 부장품을 정리 중이다.
이밖에 출토품은 금제 수식 10쌍, 은제요패 3조, 은제고배 6점, 은제 소합 3점 등이며 환도의 금동잠식, 청동 솥, 토기가 새로 노출되고 있다.
명문 칠기는 잔(배)모양으로 보이는 표면에 동녘 동자(동)의 초서(1.5㎝글자)가 뚜렷하게 보였으며 다른 칠기조각들에는 연화문·초화문·톱날문 등 각종 동물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중의 하나는 붉은 색으로 소와 말이 앞뒤에 서서 걸어가는 모습과 그 아래에 돼지로 보이는 그림이 있었으며 다른 파편에는 노루로 보이는 들짐승 두 마리가 힘차게 달리는 모습과 봉황이나 물고기 등을 그린 것도 발굴됐다.
출토된 칠기편들은 대개 안 쪽을 붉은 색, 바깥쪽을 흑갈색으로 칠한 것으로 잔이 가장 많은 것 같으며 타원형의 잔 하나와 내부를 네 간으로 지른 방형 찬합이 있다.
김정기 발굴 단장은 칠기에 명문을 새기는 것은 제작자의 서명이거나 그림의 내용일수 있으며 피장자와 관계를 짓기는 어려우나 귀중한 연구자료라고 말했다. 금제 수식은 나무궤안 중앙부에서 출토되었는데 사슬 모양으로 연결시킨 줄에 원형 영락을 무수히 달았고 끝에는 금판 고리 장식을 달았다. 모양이 조금씩 다른 삼섭형·죽섭형·톱날형 등이 있고 크기는 17에서 28㎝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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