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이빨 심히 갈 때는 신경과민 상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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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느 날 결혼을 며칠 앞둔 어느 처녀로부터 남모를 고민이 있다고 어떤 해결책이 없느냐는 문의 편지를 받은 일이 있다.
내용인즉 밤에 잘 때 이를 몹시 가는 습성이 있어 혹시 첫날밤부터 남편한테 소박 맞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하기야 처녀 때 습성이 결혼 후에도 계속한다면 큰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군다나 밤에 잘 때 이가는 소리는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이가는 습성은 밤에 잘 때나 일할 때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치질의 마모가 오고 심하면 잇몸이 퇴축하고 치근이 흡수되기까지 하고 급기야는 이가 흔들리게 되거나 아래턱 관절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한다.
치질의 마모가 오면 이가 몹시 시고 과민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렇게되면 마모된 부분을 「커버」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가는 습성은 먼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구명하여 이를 제거해주고 손상부분은 치료해주어야 한다.
원인은 유치·영구치 교환이 잘못되어 오는 부정교합이나 전신적인 영양장애로써도 올 수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면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즉 신경과민·공포·긴장감·격노·정신장애에서 오는 경우가 많으며 어느 병 (전염병)의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코고는 습성도 과로 후나 정신상태에서 오는 경우와 같이 정신상태가 많이 관여되므로 그 치료는 먼저 정신요법이 필요에 따라 병행되어야 한다.
그 원인이 국소적으로 이상교합에 있다면 간단히 교합 조절로써 치료될 수 있고 인위적으로 막아주려면 틀니 같은 간단한 장치를 잘 때 끼워서 치정의 마모를 예방하고 근치하는 길도 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인 요소가 되는 정신적 조건을 제거하는 길이 선결문제라 하겠다.
조한국 <서울대 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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