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못 밝힌 채 맴도는 일 경찰관|「8·15」사건 한달…대판과 관련자들의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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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판=양태조 특파원】8·15대통령저격사건발생 한달-. 한국수사당국이 문세광(23)을 이미 구속 기소했는데도 일본경찰은 가능한 한「국내법의 범위 안에서」라는 한계선을 설정, 그동안 수사를 진행해왔으나 14일 현재 문세광과 조총련 및 김호룡(48·조총련대판본부생야서지태정치부장), 그리고「요시이」부부와의 공범관련혐의 증거를 하나도 잡지 못해 수사는 맴돌고 있는 상태이다. 대판 부경 특별수사본부는 14일 김호룡에 대한 내사는 일단락 지었으며 생야구 호별방문수사를 했으나 문세광과의 직접적인 관련증거를 잡지 못해 김호룡을 소환조차 못하고 있다. 내사결과 김호룡은 밀입국자로 밝혀졌으며 그를 출입국 관리령 위반으로 검거하려 했으나 3년간 특별재가를 받고 있어 출입국 관리령 위반에 의한 소환도 현 단계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사본부는 문의 범행 자금 출처가 곧 배후관계 사실을 캐는 열쇠로 보고 문의 가족·친우·친지 등을 찾아 문의 금전거래 사실을 계속 캐고 있으나 문이 서울에 갖고 들어온 80만「엥」의 범죄자금출처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부경 수사본부 한 수사관은 13일『정치문제로까지 확대되었지만 정치적으로 한·일간이 어떻게 진척되든 수사본부는 그대로 존속되며 배후관계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수사의 장기화는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사관은 또한 강제수사를 하지 않고도 김호룡의 배후관계 등 공범사실을 밝혀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한편 권총도난사건수사본부는 문의 자백대로 권총「케이스」가죽 한 조각을 대화천 하류에서 찾아 문을 단독범으로 일단 추정, 이달말 서로 송치할 방침을 굳혔으나 일본경찰은 권총도난사건수사본부도 해체하지 않고 배후관계수사와 아울러 복수범 관계도 더 찾아 수사를 계속키로 했다.
현재 대판에 있는 공범들을 비롯, 범인 문세광의 주변을 알아본다.

<김호룡>
문세광의 자금조달 및 배후 지령자로 한국에서 서류 송치, 기소 중지된 김호룡은 심한 미행과 감시아래 행동에 극히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판부생 야구학교 4의5의15집에서 주로 있는데 조총련 대판본부 생야국 사무실에는 이따금 나가고 있다.
김은 단독으로 또는 조총련 국제부장과 함께 경찰의 미행감시가 부당하다고 기자회견을 갖고 계속 항의하고 있으며 l개의 사회주의 단체와 변호인단을 시켜서 경찰의 미행감시를 항의했다.
경찰은 김을 공범수사로 미행할 뿐 아니라 조총련이 배후관계를 없애기 위해 김호룡을 없앨 수도 있다는 가정 아래 생명안전을 위해서도 미행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은 목욕탕과 이발소에 가는 것도 경찰에 미행 당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요시이·미끼꼬>
지난달 30일 석방된 다음 천대진시지포 433집에 아들 요군과 함께 주거 제한을 당하고 있으나 변호사 및 친지들의 방문객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
「미끼꼬」는 자신의 심정을 남편에게 미안한 일이라고만 말할 뿐 문과의 관계는 과거의 지나간 일장춘몽인 듯 과거는 과거고 이제는 자기가 하려고 했던 훌륭한 보모로서 생의 보람을 찾겠다고 말하고 있다. 문세광과의「홍콩」여행 등은 한때의「바람기」정도로 남편「유끼오」도 보모가 되라고 격려해주고 있다고 뻔뻔스럽게 말하고 있다.

<요시이·유끼오>
「미끼꼬」가 구속되어 있는 동안인 8월26일과 28일 대판지검과 부경 특별수사본부에 각각 소환되어「미끼꼬」의 부정여권 발급에 관한 조사를 받았으나 모른다고만 답변했고 8월29일에는 수사본부의 소환에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불응했다.
「미끼꼬」가 석방된 후에는 수사본부에서 전혀 소환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세광의 집 주변>
대판 부생야구중천서2의9의4 문의 집은 문이 굳게 잠겨진 채 거의 폐가가 되다시피 했다.
처 강성숙은 동주길구상진정3의24 문의 현 문근수씨 집에 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문근수씨의 집은 3층 건물로 3층에는 문근수씨가 살고 아래층에는 어머니 육말난씨가 살고 있는데 강은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사건의「쇼크」가 큰 탓인지 문의 가족들은 가끔 친척집에만 가는 등 거의 두문불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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