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배후 비밀 공작원 추적-일경, 김은 「표면 인물」로만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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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판=박동순·양태조 특파원】박 대통령 저격 사건의 배후 관계를 조사중인 일본 수사당국은 범인 문이 그의 배후 인물로 조총련 대판본부 생야서지부 정치부장 김호룡(현재는 부위원장이라고도 함)이라고 자백하고 있으나 김은 조총련 안에서 「성격상으로 비조직적이고 치밀하지 못한 점」등을 들어 이상의 배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그 인물로는 조총련의 비밀 공작 요원이 따로 있을 것으로 보고 뒤쫓고 있다.
일경이 이같이 보고 있는 것은 조총련의 공작 활동상 공동 집회 활동 및 표면 접촉은 현지 간부들이 하고 있는데 비해 비밀 공작은 따로 특수 훈련을 받은 공작 요원이 하고 있으며 문이 자백한 김호룡은 사실상 표면에 내세운 인물에 지나치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호룡을 잘 아는 현지 관계자들은 『김은 성격상 공작 능력이 부족하고 그런 범행을 지휘할만한 인물이 못 되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 현재로서는 문이 진짜 배후 관계는 계속 숨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경찰은 21일 「요시이·미끼꾜」집에서 조총련 대판본부 생야서지 부위원장 김상규와 천대진지부 선전부장 차주철의 명함을 발견, 이들이 2명으로 떠오른 저격범 문세광의 유력한 배후 조종 인물일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또 문이 지난 2월부터 전혀 접촉이 없었던 사람과 전화 연락을 자주했다는 그의 처 강성숙의 진술에 따라 전화의 주인공이 이들이 아닌가 보고 있다.
일본 수사당국은 이들 이외에 문의 범행과 관련이 있을 배후 조직으로 조총련과 그외에 한청 및 일본내 과격파 좌익「그룹」을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한청의 경우 72년초 민단에서 제명된 뒤부터 조총련과의 접촉을 시작, 7·4공동성명 이후에는 공공연한 접촉을 하고 있는 점등을 들어 한청 대판 본부 관계자 2∼3명으로부터 사정 청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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