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자유 증진에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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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0일 상오 고 육영수 여사의 국민장을 엄수한 데 즈음하여 국민에게 보내는 특별담화를 발표, 『지난 광복절을 뜻하지 않게 충격과 슬픔으로 보내지 않을 수 없게된 데 대해 진심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본인의 슬픔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국민여러분이 보내주신 애끊는 애도와 정중한 조의에 보답하는 길은 대통령의 직책인 국가보위와 국민의 자유·복리증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담화는 다음과 같다.
『지난 제29주년 광복절은 우리 겨레가 모두 기쁨과 희망으로 맞이했어야 할 겨레의 축제일이었지만 뜻하지 않게도 충격과 슬픔으로 보내지 않을 수 없게된 데 대해 진심으로 국민여러분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한편 본인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와 신앙의 구별 없이 그야말로 각계각층의 모든 국민이 한결같이 본인의 내상에 대하여 정중한 조의와 애도의 뜻을 표시한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 잔서의 뜨거운 햇살 속에서 수 시간씩 기다려 가면서 조의를 표해준 여러 국민들을 대할 때, 또한 전국의 성당과 교회, 그리고 법당에서 올려주신 고인을 위한 명복의 기도와 추도법회의 소식에 접할 때, 또한 멀리 낙도에서 조의를 표하기 위해 상경한 낙도 어린이들과 각 고아원생들·직업훈련원생들의 모습을 볼 때, 그리고 자신의 신체가 부자유함에도 불구하고 몸소 문상까지 해주신 상이용사들과 또한 국군장병 및 언론계 여러분의 정성어린 조의에 접할 때 본인과 유족들은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생애에 있어서 사랑하는 내자를 여의는 것처럼 더없이 가슴아프고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슬픔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본인은 국내 여러분이 보내준 애끊는 애도와 정중한 조의에 보답하는 길은 대통령의 직책인 국가보위와 국민의 자유, 복리증진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믿고 이 땅에서 폭력과 빈곤을 몰아내고 사랑과 희망이 가득 찬 행복한 생활을 우리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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