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문화자료 35점 서울대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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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구한말 한학자 우당(于堂) 윤희구(尹喜求.1867~1926)선생의 손자 윤중섭(尹中燮.83)씨가 19일 할아버지의 유품 등 문화자료 35점을 서울대 박물관(관장 李鍾祥)에 기증했다.

윤중섭씨가 기증한 자료들은 윤희구 선생이 천자문의 형식을 빌려 1천자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개술한 '천자동사첩'(千字東史帖.사진)을 비롯해 조선 후기의 서예가 윤순.권돈인.신위 등의 글씨가 포함돼 있다.

특히 구한말 개화파 인사로서 명필로 꼽혔던 박영효의 여섯 폭 병풍과 첫 한국인 서양화가 고희동의 '국화도' 가 들어 있다. 서울대 박물관은 "윤씨가 기증한 자료들은 우리나라 문화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라며 "윤희구 선생이 돌아가신 뒤에 만들어진 '애도시첩'에는 구한말 명사 20명의 자필시문이 실려 있어 당시 문화계의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윤희구 선생은 최남선.오세창.장지연 등과 교류하던 구한말의 대표적 학자로 1897년 '대한예전'(大韓禮典)의 편찬에 참여했다.

윤중섭씨는 "조부께서 예전 규장각에서 학자로 근무했고 손녀가 현재 서울대 미대에 다니고 있는 인연으로 서울대에 자료를 기증하게 됐다"며 "기증 자료가 한국 문화사 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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