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산가족 또 상처 줘선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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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유공단체 포상 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7일 “북한은 또다시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줘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전날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이유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합의 이행을 재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격이다. 취임 후 첫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의 경험에서 봤듯이 남북한 관계는 좀 풀려간다 싶으면 바로 어려운 위기가 닥치곤 했다”며 “그래서 그것이 잘되기보다는 늘 변화와 어려움을 가져왔다”고 상기했다. 그러고는 “북한은 여전히 핵 개발과 경제 개발 병진노선을 고수하고 있고, 장성택 처형 이후 불안정한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갑자기 평화공세를 펼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흔들림 없는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하고, 만약 도발할 경우에는 단호하게 응징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엔 정홍원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시·도지사, 합참의장 등 24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진 점심 자리에서는 “그대가 평화를 원하는가. 그러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로마의 군사전략가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의 말을 인용하며 “전쟁 준비는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승리”라고도 했다. 영세중립국이면서도 강한 안보의식을 지닌 스위스의 예를 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에는 영토 문제와 과거사 인식으로 동북아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민·관·군·경이 하나 되는 통합 방위 태세가 중요한 시기이고,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돼야 한다”고 했다. 갈수록 우경화의 길로 가는 일본 아베 정권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독도와 관련해선 “자라나는 청소년까지 모두가 독도의 역사를 알고, 독도는 확고하게 우리의 영토라는 것을 역사적인 사실로서 마음에 새기고 있을 때 더 확고하게 잘 지킬 수 있고, 국제사회에도 그런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전국 주요 시설과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 중요성을 거론하며 “이제는 위협의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해 안보의 모든 요소를 통합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총력안보 태세를 갖춰야 할 때”라고도 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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