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독일어를 준공용어로 하자는 서독제의에 사사건건 반대입장만 취해오던 동독도 공동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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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교는 수립되었지만 우호관계라기에는 아직 거리가 먼 동독과 서독이 처음으로 「유엔」에서 공동보조를 취했다.
1973년9월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콧대높은 이「게르만」민족은 독일어가 「유엔」에서 따돌림을 받고 있는데는 똑같이 큰 불만을 표시.
「디·벨트」지에 의하면 서독은 곧 독일어의 『복권』에 나서서 독일어를 준공용어의 하나로 추가하려는 공작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똑같이 독일어를 사용하는 「오스트리아」도 이의가 없으며 사사건건 서독의 입장에 반대자세를 취해온 동독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처음으로 동조.
오는 9월의 「유엔」총회에서 제안이 되면 「발트하임」 「유엔」사무총장(오스트리아인)과 구주공동체(EC)도 지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더우기 이것은 독일어를 공용어로 인정시키려는 것이 아니고 준공용어로 사용되는 것 이외에 유엔 가입국이 희망하면 특정문서를 독일어로도 인쇄, 공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다는 것.
2차대전후 독일어는 국제어로서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되었다. 그러나 서독외무성은 문화정책으로 독일어보급에 큰 노력을 기울었으며 그 위에 서독경제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독일어 열이 국제적으로 급속히 높아져갔다.
특히 독일경제의 후배지인 동구와 항상 2백50만명이 넘는 「이탈리아」·「터키」·「스페인」·「그리스」등의 외국인 노동자가 독일어 보급에 미친 역할도 빠뜨릴 수 없다.
독일어 대외단파방송국인 「도이칠란트·풍크」의 청취자수는 1억2천만명이라고 하며 독일어를 모국어로 쓰고있는 독일어인구도 1억2천만명으로 이것은 중국어·영어·소련어·「스페인어」·「힌두어」 다음으로 세계 제6위에 해당한다는 것. 【서베를린=엄효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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