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으로 진리 깨친 동자 입산한 율사|"참답게 사는 것만이 분열 없애는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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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한불교조계종 제5대 종정에 추대된 이서옹 스님은 평생을 참선으로 일관한 선 학자이며 어려서 동자 입산한 청정한 율사로 알려져 있다.
최근 종단이 어지럽고 중요한 시기에 정신적 지주라는 종정 직을 맡게 된 그는 처음 여러 차례 사양을 하다가 결국 부처님과 조사의 부르심임을 느끼고 산을 내려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양정고보에 다닐 때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한꺼번에 여의고 인생의 허망함을 깨달아 불교에 귀의할 뜻을 가졌다.
절에 가서 참선에 대한 설법을 듣고 그는 서울남산에서 우 통을 벗고 모기에 뜯기면서 7∼8시간을 참아 보았지만 그래도 불교의 진리를 깨칠 수가 없어 머리를 깎고 입산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의 스승인 백양사의 송만암 스님은 서산대사이후 정통 법 맥을 이었고 일제 때 조계종 종정을 지낸 고승으로 서옹 스님은 그 만암 스님의 불법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지난해 고암 종정 재임 때도 종정물망에 올랐으며 전국 승려들의 절대적 존경을 받고 있는 서옹 스님은 모든 문제를 참선에 귀일 시킨다. 거짓에 살고 있는 인간이 참다운 나를 깨쳐야 하며 인간근본인 참다움에 살 때 모든 이성이 살아나고 사욕과 물욕, 혼란과 분열이 없어지며 저절로 화합총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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