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숙명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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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예선「리그」서「크메르」에 1:0으로 패배, 혼미하던 한국은 「말레이지아」를 4:0으로 크게 이김으로써 오히려 가장 어려운 「버마」와 18일밤 준결승전에서 대결케됐다.
박대통령배대회에서 한국이 「버마」와 만나 싸우기는 이번으로 4번째.
71년의 제1회대회 때는 결승에서 만나 2차에 걸친 3시간반의 격전끝에 0:0으로 비겨 공동우승. 2, 3회 대회 때는 준결승전에서 대결, 각각 1:0으로 져 한국은 「버마」에 약하다는「징크스」를 갖게 되었고「버마」에는 이 대회가 마치 자기네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인상마저 주게했다.
72년의 2회대회 때 한국은 「슈팅」에서 16-8로 우세했지만 HB「몽예뉜」에게 뼈아픈「롱·슛」을 허용, 분투를 마셨다.
이때 한국도 FW김기국이 「페널트·킥」을 얻어 찼으나 실축하는 부운이 있었다. 73년의제3회대회 때도 한국은「슈팅」수에 19-l5로 우세한 편이었지만 FB「몽틴윈」의 기습적인 「헤딩·슛」을 막지못해 고배를 들었다.
한국이 「버마」에 약한 것은 이 대회에서 뿐만이 아니다.
70년의 「메르데카」대회 결승서 한국이 「버마」와 만나 1:0으로 이기고 72년의 「자카르타」 대회서 제2진이 2:1로 이긴 것을 제외하고는 이제까지 모두 19번을 싸웠으나 종합전적은 한국이 4승5무10패로 결정적인 열세.
이 종합전적은 한국이 동남아의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열세의 전적으로서 그만큼 한국은 유별나게 「버마」에 고전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버마」의 입장에서 볼 때 박대통령배대회에서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팀」에 언제나 강했던 것은 아니다.
제2회 대회예선 「리그」서도 「인드네시아」에 1-1로 비겼고 제3회대회때는 「말레이지아」에 3-1로 패배, 이번 대회에서도 「인도네시아」에 2-1로 져 한국이 항상 예선「리그」l위로 올라온데 비해 「버마」는 1회대회를 제외하고는 예선 「리그」2위로 올라와 숙명적으로 준결승전에서 만나게 됐었다. 또한 작년의 결승전에서 「크메르」에 0-0으로 비긴 바도 있으니 「버마」는 유독 한국「킬러」라는 인상마저 없지 않다.
이번 대회의 「버마」는 과거 한국으로부터 「골」을 빼낸 FB「몽티윈」, HB「몽예뉜」을 비룻해「베스트11」이 모두 작년에 왔었던 노련한 국가대표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노쇄했다는 말과 함께 예선「리그」의 「플레이」를 보면 왕년의 예리한 맛은 없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라면 자신이 있다는 것이 그들의 태도. 반면 한국은 정신적으로 긴장하여 언제나 전전긍긍하는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노련한 이회택이 다시 들어왔고 김재한의 「포스트·플레이」와 함께 대「말레이지아」전에서 보인 것처럼 공격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어서 작년보다는 승산이 있지않을까 하는 것이 현재의 전망이다.
그러나「버마」의 위협적인 「롱·슛」과 기습적인 공격을 어떻게 막느냐는 것이 숙제이고 보면 한국의 승산은 공격진보다 수비진의 활약에 달려있다 하겠다.

<윤경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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