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의 남북협상 반대했을뿐 음모가담 안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동경=박동순특파원】백범살해사건의 배후인물로 알려진 김지웅씨(62)는 『백범의 사상을 싫어하기는 했으나 살해하라고 지시한 일은 없고 또 누구의 사주를 받은 일도 없다』고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현재 동경교외의 「맨션」에 살고있는 김씨는 부유한 편으로 군마현과 「오끼나와」에도 농장을 갖고있으며 「오끼나와」제철상무직도 맡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백범살해범 안두희씨와는 동향이어서 잘 알고 있으며 홍종만씨도 자기집을 자주 드나들었으며 백범의 남북협상에는 크게 불만을 품어왔으나 살해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미즈하라」(수원청정)란 이름으로 혼자 살고 있다.
김씨와의 문답내용은 다음과 같다.
-해방전의 경력은?
▲31년 만주의 안동성입중학과 34년 하배생의 보정군관학교를 졸업한 후 29노군에 복무했다.
그후 왕정위군(남경의 친일정부군) 의 제1독립여단장(소장)으로 있다가 해방을 맞았다.
-해방후에는?
▲국부의 제5노군에 편입되어 대령으로 약반년간 중공군과 싸웠다.
48년 봉천에서 패전, 천진으로 나와 상해로 가는 배를 탔는데 이 배가 인천을 경유하게 되어 상륙했다.
-그후 서울에서는?
▲돈암동에 집을 사서 중국군 장교 40여명과 2년동안 함께 지냈다.
-I홍종만·안두희씨와는?
▲당시 서북청년들은 내집에 무상출입하면서 나를 추대하려고 했다.
그중 한사람이 홍종만같다. 안두희씨는 평북용천 출신으로 내고향 의주와는 이웃간이다.
해방전 중국 친일정권 군소장으로 서주에 있을 때 고향후배라면서 찾아와 그때부터 잘 안다.
-당시의 장성이나 고관들과의 왕래는?
▲이청천장군과는 왕래가 많았다. 이승만박사와는 그분이 상해에 왔을 때 상해「펠리스·호텔」에서 처음 만났다. 귀국후에는 자주 만나지 못했다. 김준연씨와도 왕래가 많았다.
-백범선생과는?
▲백범은 잘아는 바와같이 독립운동을 했고 나는 친일정권밑에서 일했다.
그런데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 나는 철저한 반공주의자였기때문에 백범의 남북협상을극히 반대했다.
-백범살해사건과는 정말 관련이 없는가?
▲서울에 있을 때나 일본에 온 직후 그런 소문이났다.
그러나 내가 살해사건을 사주한 일도, 누구의 지시를 받은 일도 없다.
-일본에는 언제 왔나?
▲4·19긱후 일본구주로 밀항했다. 경찰에 잡혀 복강형무소에서 1년3개월 복역후 석방됐다. 그후 중국에서 사귄 강촌대장의 보증을 받아 일본 체류자격을 얻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