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죽음 알고 울던 명마|장군의 유지기려 마취와함께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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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족기 이범석장군이 생전에 사랑하던말 「설희」가 곧 육군사관학교에 기증된다. 장군의 외아들 이인진씨 (37·국제관광공사진흥부장) 는 6일 『군출신인 아버님의 유지를받들어 육사생도들의 교육에 보탬이될수있 도록기념사업회측과 의논, 육사에 기증키로했다』 고 밝혔다.
설희의 나이는 올해7살. 말의 평균수명을 18년으로 잡으면 이제 20대의 청춘이라고 할수있다. 장군이 설희를 만난것은 장군이 타계하기1년전인 71년5월. 덕마상사가 호주에서 수입해온「스노퀸」을 본 장군은『평생을 두고 찾던 명마』라고 극찬하고 설희라고 이름지어 그동안타던「흑수」와 교환했다. 순백마인 설희에 대한 장군의 애정은 「광구」 이었다고 할만큼 대단했다.
장군은 비오는날을 빼고는 매일아침 각설탕과 당근을 들고 설희를 찾았고 조련을 끝낸다음에는 꼭 손수건으로 눈꼽과 입언저리를 닦아주고했다.
장군은 야생마에 불과한 설희를 손수 조련시켜 이름그대로의 명마를 만든것.
작은 각설탕도 시키는대로 어김없이 절반을깨물고 세발로 달리기, 발엇갈려 딛기등 어러운기술을 쉽게 해냈다는 것이다.
장군이 운명하던 72년5윌11일 상오6시쯤 설희는 마사공원의 마굿간에서 갑자기 큰소리로 세번울었다.
마사공원직원들은 이날7시 「뉴스」 로 장군의 서거소식을 듣고서야 명마라 주인의 운명을 예감한것으로 추측했다고 전한다.
설희는 오는11일 장군의 2주기 추도식이 끝나면 고인의 승마복, 안장, 장화, 굴레등과함께 육사에 들어가 조국광복에일생을 바친 장군의 뜻을 기리는 「상징」 으로 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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