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3 세단, 아담한 차체 … 균형감·승차감 매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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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수입 소형차 시장을 겨냥해 A3 세단을 발 빠르게 선보였다.

‘불편하다’ ‘불안하다’, 작은 차에 드리운 편견들이다. 근거 없는 비약만은 아니었다. 빠듯한 예산과 적은 마진을 바라보고 만든 차엔 약점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작은 차의 수요가 늘고 있다. 주차난·고유가·핵가족화 등 과거와 상황이 달라진 탓이다. 때문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담한 고급차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성장세가 빠른 신흥 시장과 궁합이 좋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망하되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시장일수록 세단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여가·비즈니스 등 여러 용도에 두루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세단 사랑이 남다른 우리나라가 좋은 예다. 아우디가 A3 세단을 개발해 발 빠르게 선보인 배경이다.

A3 세단은 아우디 소형차 가운데 최초의 세단이다. 국산차 가운덴 현대 아반떼와 비슷한 크기다. 기존 A3 스포츠백보다 146㎜ 길고 11㎜ 넓으며 9㎜ 낮다. 디자인은 소형차의 새로운 모범비율을 제시했다. 얼굴과 몸매는 모두 바로 위급인 A4보다 오히려 중형 세단인 A6을 닮았다. 아담하지만 늘씬하고, 오밀조밀하면서도 빠듯하지 않다. A3 세단은 외모뿐 아니라 성격에서도 기존 A3과 차별화했다. 특히 밸런스가 뛰어나다. 디자인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운데 승객실을 기준으로 엔진룸과 트렁크로 무게가 적절히 분산됐다. 차체 강성도 뛰어나다. 차체의 26%는 1000도로 달궜다가 200도로 식히는 과정을 거쳐 담금질했다.

스케일이 작을 뿐 흠잡을 데 없는 비율은 실내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시트의 크기와 실내 공간, 앞뒤 공간배분, 각종 스위치와 공조장치가 황금비율을 이뤘다. 모니터는 대시보드 가운데 윗면에서 솟아오른다. 도어는 퍽 높게 느껴진다. 비례를 위해 윈도 면적을 줄였기 때문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나지막이 ‘갸르릉’ 거리는 소리만 들려온다.

국내에 출시된 아우디 A3 세단은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직분사(TDI)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2.7㎏·m. 여기에 자동 6단 변속기를 얹었다. 홀짝수 기어에 각각 클러치를 물려 변속이 빠르고 동력 손실도 적다. 움직임은 사뿐사뿐하다. 1750~3000rpm에서 최대토크를 뿜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건드리는 순간 바로 힘이 솟구쳐 나온다.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빠르진 않다. 하지만 도로 위의 흐름을 주도하기엔 충분하다.

회전 구간에선 반듯한 균형 감각이 도드라진다.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의도한 대로 정확히 움직여준다. 도심과 골목, 주차장에선 아담한 차체의 장점이 빛났다. 승차감도 매끈하다. 앞뒤좌우 끄덕임을 바짝 죄면서 충격은 부지런히 걸러낸다. 그 결과 최신 3D 애니메이션처럼 고운 운전감각이 완성되었다. 가격은 2.0 TDI가 3750만원, 2.0 TDI 다이내믹이 4090만 원.

김기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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