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모하는 대학생의 가치관|성균관대학 주최 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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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즈음 대학가와 일부 지식인층에서 「청년 문화」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청년 문화의 핵심인 오늘의 대학 문화는 과연 어떤 것이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돼 나가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대학생 등 자신에 의해 거세게 일고 있다.
흔히들 요즈음 대학생들은 가치 의식이 결여돼 있다느니 또는 새로운 가치관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혹자는 대학 문화를 청바지·통「기타」·생맥주 등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변모하는 대학 생활과 더불어 깊은 세대간의 단절을 느끼며 방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의 가치 의식이 그렇게 저속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최근 성균관대학교 성대 신문은 『변모하는 대학생의 가치관과 그 정립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 현재 대학생들의 가치 의식 구조를 분석, 검토해 보고 바람직한 가치관의 정립 방향을 제시할 기회를 마련했다.
성대 신문 「심포지엄」에서 나타난 현대 학생들의 국가·개인·사회·학원에 대한 가치 의식 구조를 살펴본다.
「카를·야스퍼스」의 이론대로 대학이 사회에 대한 봉사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학생의 가치관의 정립에 따라 대학은 사회나 국가에 역동적인 위치에 서서 「리드」해 나가는 입장을 취해야 마땅하다.
현재 국가를 생각하는 대학생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은 방관하는 입장인데 그 원인은 가치관이 개별적으로 독립돼 있어 개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며 동질성이 교차되는 곳을 찾아 확장해 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대학생의 가치관이 세분화되는 것을 시급히 막아야 되며 이질감을 탈피하고 동질성을 추구해야 한다.
대학생의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시키고 그를 의식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회 풍토 개선 문제도 대학생이 자기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는 대학 풍토를 조성하게 되면 가능할 것이다. 대학생들은 「소극」을 요구하는 사회의 질량감에 억눌려 사회의 「에너지」원이 못되고 있다.
가정 교육은 봉건사회체제의 잔영에 남아 있는 한국적 가정에서 받고 학교 교육은 근대 사조를 만끽하는 서구식으로 받는 오늘의 대학생들은 종교적·사상적인 면에서 혼미와 혼란을 겪고 있다.
남녀 관계에는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는 말이 그렇게 어색치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성간에도 우정은 존재하나 동성간의 우정과는 다르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프리·섹스」는 그리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현 대학생 세대는 정서적인 불안정의 치유 방법으로 원만한 연애 관계의 이성 교제를 바라고 있다.
근대화 문제는 행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의 두 가지 측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산업재해·환경오염·공해·빈익빈·부익부의 고조 등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계수나 수치로 표현되는 기술 문명의 발전을 근대화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다.
우리 나라의 대학 문화나 청년 문화는 근대 대학이 형성된지 얼마 안돼 거의가 모방적이라는 견해다. 또 그 전파의 방향도 대학에서 그 진원이 돼 사회로 퍼져 나가야 할 것이나 오히려 역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재수생이나 문제 청년들의 퇴폐적인 행동이 대학 사회로 침투하는 수가 있다.
대학은 사회 구조 개혁의 원동력이 돼 일하며 기본 정책의 창의적 변화에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이상적인 대학상은 진리 탐구·지식 전수·사회 봉사의 세 가지 기능을 중심으로 모색돼야 할 것이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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