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기선제압 필요한 근거리 무선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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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하성욱
큐앤솔브 대표

택시를 이용한 범죄를 막기 위해 도입한 ‘택시 안심서비스’라는 게 있다. 택시 안의 부착물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차량번호와 택시회사 연락처, 탑승시간 등의 정보가 사전에 설정해둔 연락처로 전송된다.

 조만간 프로포폴과 같은 마약류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적용된다. 의료용으로 유통되는 마약류 24종의 포장·용기 등에 무선주파수인식(RFID) 태그를 부착하는 것인데,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전체적 유통과정을 살필 수 있어 약물남용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든 근거리 무선통신(NFC)의 적용 사례다. 세계적으로 NFC 시장은 초기 단계다. 하지만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은 플랫폼 시장에선 이들에게 주도권을 뺏겼지만 NFC에서만큼은 이 같은 우를 반복해선 안 된다. 앞으로 각종 스마트 기기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등을 활용해 금융·서비스 등 타 산업과 융합한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프린터·냉장고·밥솥·세탁기 ·혈당계 등 다양한 기기에 NFC 기능이 결합돼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의 위치정보와 결합한 안심 서비스,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진품인증 서비스, 블루투스와 연계된 모바일 쿠폰 서비스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대부분이 NFC 기능을 갖췄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각종 첨단 NFC 상품을 실험해보는 ‘테스트베드’로 한국만큼 매력적인 나라는 드물다. 이런 NFC를 IT강국으로 가는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정부부터 각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NFC 서비스 표준화 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동통신사·카드사 등 시장 참여자들도 창조적인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하성욱 큐앤솔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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