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는 해외주둔병력·무기 불충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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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요크20일 동양】「뉴요크·타임스」지는 최근『미국의 세계적 역할-미군사력은 충분한가?』라는 제하의 전 세계 미군사력에 관한 3일간의 연재분석기사를 싣고 미국의 주요 군사평론가들은 미·소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의 해외주둔 병력과 무기는 충분치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시의 미 국방 예산으로는 최대규모인 74년도 국방예산에 대한 미 의회에서의 논쟁에 뒤이어 쓴 이 분석기사는 미국이「유럽」을 분명 전략적 우선 지역으로 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서양지역에서와는 달리 태평양지역에서는 미국이 12척의「트리던트」잠수함과 장거리포「미사일」을 보유, 공·해군력 면에서 여전히 대소우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이어『안보조약들을 통해 미국은(한국을 포함) 43개 국방위와 관련을 맺고 주요군사시설 3백84개, 그리고 군소 군사시설 3천개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분석기사의 요지.

<극동지역에서 미국이 상호안보조약을 맺고 있는 나라는 한국·일본·대만·「필리핀」의 4개국이다. 그러나 실제로 무상원조 또는 군사판매차관형식으로 미국의 자원이 제공되고 한국·소련·월남·「크메르」·「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지아」·태국 및「필리핀」이다.
이들 중 미 국방성이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은 일본과의 안보조약이다.
미국은 전쟁 발발시 일본방위에 참여한다는 조건으로 일본 내의 기지사용권 및 병력 주둔 권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을 소련이나·중공의 침략으로부터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일본이 만약 소련이나 중공의 손아귀에 들어가 일·소, 또는 일·중공체제로 변한다면 그것은 자연자원에 있어서나 군사 자원 면에 있어 미국보다 우월한 적대세력으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 군부내의 책임있는 소식통들은 미국이 전세계적인 공약과 책임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국방성 역시「유럽」또는「아시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전면전쟁과 기타지역에서 발생 가능한 제한 전을 수행할 만한 충분한 전투력을 확보하려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방성은 물론 미국내외 군사령부에서는 미국이 과연 이 같은『하나 반』(전면전과 국지전)의 전쟁조차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느냐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일고 있다.
미 해군작전부장「엘모·점월트」제독은 최근 광역확산으로 인한 미 해군력의 약화에 언급, 『현재의 추세가 이대로 계속 된다면 미 해군은 세계의 제해권을 틀림없이 잃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또 현재의 미군사력이「닉슨·독트린」에 암시된 미국의 모든 대외공약을 지키게 할만큼 충분한 것이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전과 월남전은 일단 유사시 미국이 먼저 이 같은 개도국에 지상군부터 파견, 참전한 다음 현지병력을 훈련시키고 장비를 갖추어 주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군사소식통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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