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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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뉴저지」주 「프린스턴」병원의 어느 구석방에는 『관계자이외는 절대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 방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보물의 하나가 보관되어 있다. 그것은 「핑크」색의 액체속에 든 회색의 기묘한 생물이다. 바로 죽은 「아인슈타인」박사의 살아있는 뇌다.
작년 8월에 있었던 제4회 국제신경과학회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기억은 이식될 수 있다. 만약 현재의 혈액은행처럼 기억단백질RNA를 보존해둔다면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두뇌를 우리들의 두뇌 속에 주사하여 이식한다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현대의학은 이처럼 인체의 신비에 놀라우리만큼 접근해가며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체의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한 이식수술이 가능해질 만큼 현대의학이 진보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67년에 「버나드」박사가 죽은 사람의 심장을 심장병환자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한 이후 심장이식수술의 예는 1백수십이 넘는다.
신장이식도 51년에 성공한 이후 이제는 실용화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 췌장도 성공률은 극히 적지만 이직수술이 가능해졌다.
다만 간장은 신장이나 심장에 비겨 훨씬 더 복잡한 장기이기 때문에 가장 이식이 어려운 것으로 되어있다. 그 첫 이식수술은 63년에 있었으나 그후 지금까지 최장 3년5개월의 생존에 성공한 예 이외에는 거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외신에 의하면 서독의 한국의사가 개발한 「이씨 용액」에 의하여 인체에서 절제한 간장을 16시간이나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한다. 간장이식수술이 그 만큼 쉬워졌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장기이식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거부반응이다. 생체에는 자기 몸의 조직 이외의 것이 들어오면 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거부반응, 또는 거절반응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남의 장기를 이직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거부반응억제제를 쓰면 그 저항은 약화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또 전염병에 대한 저항력도 약화되어 사망률도 높아진다.
이런 모순에 대한 해결책을 아직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것이 해결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동물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현대의학에서는 인공장기를 개발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실용한 것으로는 인공신장· 인공혈관·인공두개골·인공식도·인공뇨관 등이 있다. 인공심장도 있다. 다만 이런 인공장기들의 소형화가 어려워 완전한 실용화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
「버나드」박사는 뇌의 이식도 20년 내지 50년 이내에는 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꿈이 실현되는 경우에는 『인간이란 무엇이냐』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어쨌든 현대의학은 놀라우리만큼 진보되어 가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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