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명의 출영 객에, "오랜만이오"인사|건강 좋아 보였으나 흰머리 눈에 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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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7일 밤 귀국한 이후락씨는 귀빈실을 통하지 않고 일반여객과 똑같이 입국수속을 밟았다.
갈색「싱글」과 검은「코트」를 입은 이씨는 오른손에 중절모를 든 채 담담한 표정으로 두 번 째로「트랩」을 내려서며 15명 가량의 마중 나온 사람들에게『오랜만이오』라고 간단한 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했다.
이씨가 탄 KAL기가 공항청사에서 제일 가까운「스포트」에 멎자 5명의 젊은이가 먼저 기내에 올라 이씨를 맞이했으며 마중 나온 한 사람이 손가방 하나를 들고 뒤따랐을 뿐 다른 짐은 없었다.
이씨는 불그스름한 얼굴에 건강이 매우 좋아 보였으나 흰머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이씨의 입국「카드」는 장남 동진씨가 쓰고 수속도 그가 밟았다.
이씨는 내국인 세관검사대 5번째와 6번째 사이로 나가 외부로 향했으나 출구를 잘 몰라 멈칫하자 안내하던 인사가『이쪽입니다』라고 안내했다.
공항청사를 나선 이씨는 장남과 함께 대기하고 있는
「서울0가 2398」호「캐딜락」승용차에 올라 용산 자택으로 향했다.
이씨는 외교관 여권으로 입국수속을 했으며 장남 동진씨의 여권은 미국에서「홍콩」을 거쳐 귀국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날 KAL 승객명단에는 이씨의 이름이 없는 대신 97 : 955라는 부호만 씌어 있었다.
KAL602편 기내 사무장 박상천씨(32)에 의하면 이씨는 1등석 창가에 앉아 옆 좌석 승객(장남인 듯)과 가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고 한다.
「홍콩」에서 탑승한 이씨는 오는 동안 두 서너 잔의「오린지·쥬스」를 들었을 뿐 두 차례의 기내식은 사양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KAL기가「타이페이」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대합실에 나와「코피」를 한 잔 들었다고 전했으나 일반승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집에 도착한 후「샤워」를 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고 측근이 전했으며 28일 아침까지 기자들의 회견요청은 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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